최근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둑 맞은 프랑스 왕실 보석의 가치가 1억 달러(약 1천432억원)를 넘어서지만 보험도 들지 않은 상태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브르 박물관 큐레이터가 추정한 보석의 가치가 이 정도 수준이라고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이 이날 프랑스 RTL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밝혔다.
베퀴오 검사장은 "그들(절도범)이 보석을 파괴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며 도둑들이 훔쳐 간 보석을 쪼개거나 녹여 판매하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난 당한 보석들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국가 소장품은 막대한 보험료 때문에 보험 미가입이 흔하다고 프랑스 문화부는 설명했다.
작품이 보존 장소에 있다면 보험 가입 비용과 사고 발생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가 자체 보험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오전 4인조 도둑이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 전시장은 프랑스 왕실의 보석이 위치해 있었다.
이들은 센강변 외벽에 사다리차를 대고 건물 2층(프랑스식 1층)의 창문을 부수고 내부로 침입했다. 두 개의 고성능 보안 유리 진열장 너머 보석들이 있었지만 도둑들은 이마저 깨부쉈다. 범행은 단 7분 만에 벌어졌다.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과 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와 관련된 사파이어 목걸이 등이 도난당했다.
이로 인해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시설이 지나치게 허술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절도범들은 이사 목적으로 빌리는 척 사다리차 트럭 관계자를 유인하고선 그를 위협해 강제로 트럭을 빼앗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YT는 전했다.
사다리차 트럭을 뺏긴 사람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놀랍게도 신고가 접수된 곳은 파리 북쪽에서 약 35㎞ 떨어진 작은 마을 루브르였다.
이에 대해 베퀴오 검사장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