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개발' 꺼낸 미 철강사…트럼프 정책타고 올해 69% 올랐다 [될종목]

김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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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1. 오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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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위 철강 기업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티커명 CLF)가 트럼프 정부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희토류 확보를 위한 광산 개발에 뛰어든다. 분기 적자를 지속한 실적에도 클리브랜드 클리프스는 정책 수혜 기대로 하루 만에 21% 이상 급등했다. 자동차 부품 공급이 주력인 전통적인 철강 일원화 기업이 희토류 개발을 당장 현실화 시킬 수 있을까?

● 미네소타·미시간서 희토류 부지 확인.."채굴 가능성 검토"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현지시간 20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희토류 개발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로렌코 곤살베스 최고경영자(CEO)는 "희토류 원소의 전략적 가치 증대가 광산 포트폴리오 내 잠재력을 재검토하게 했다"며 "이는 기회이자 우리의 책무"라고 밝혔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희토류 전략 비축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정부를 겨냥한 의도적인 발언이다.

1800년대 설립 당시부터 철광석 광산을 기반으로 했던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그동안 쓰지 않던 부산물 등에서 희토류 채취가 가능한지 분석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광체 등에서 희토류 확보가 가능한 지질로 나타난 미네소타와 미시간 등 2곳을 지정해 생산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비라일리 증권이 희토류 생산을 위한 수직 계열화 계획을 물었는데, 곤살베스 CEO는 "초기 연구 진행에 따라 채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 내 광물 채굴이 중요하지만 스텔코(Stelco) 등 자회사를 통한 “캐나다에서의 협력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모건스탠리는 구체적으로 확보 가능한 원소들에 대해 물었지만, 곤살베스는 "상업적 실행 가능성을 평가 중"이라며 구체적인 자원량 공개는 거부했다. 그는 원자재 전공자로서 이트륨,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 개별 희토류 원소를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희토류를 실제 생산하게 될 경우, USA레어어스 등 개발이 진행 중인 업체들보다 속도면에서 앞설 수 있게 된다. 환경 영향 등을 감안한 합법적인 철광석 광산, 이른바 '브라운필드' 방식으로, 기존 광산 채굴 장비와 인력, 전력을 포함한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광산의 부산물과 폐기물을 재처리하는 공정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통상 5~10년 가량 소요되는 주 정부와 연방정부 인허가, 주민 설득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희토류 생산에 성공한다면 공급망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용 희토류 영구자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부와 국방부는 중국산이 90%를 차지하는 희토류 영구자석 대체를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희토류 산업은 현재 개발 초기단계에 해당한다. 미 국방부가 지분을 투자한 MP 머티리얼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을 소유하며 수직 계열화(채굴-처리)를 완성했다. 정부 지원과 상용화 기대 등으로 주가는 올해들어 현재까지 405% 급등한 상태다. MP 머티리얼즈는 경희토류 중심으로 영구자석에 쓰이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다.

또 다른 희토류 업체인 에너지 퓨얼스는 방사능 처리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업으로 원소 기호가 큰 중희토류 개발에 주력한다. 모나자이트에서 희토류를 추출해 지난해 38톤 규모의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USA 레어어스는 텍사스주 라운드 탑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신규 광산을 개발 중이다. 올해 초 순도 99.1%의 디스프로슘 산화물 샘플을 생산했다. 이들 기업도 각각 올해 들어 300%, 155% 급등한 상태다.



● 3분기 실적 컨센서스 부합…관세 정책·완성차 계약으로 수혜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지난 3분기 적자를 지속했지만, 일회성 요인 등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순매출액은 47억3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는데, 전분기 대비로는 4.1% 감소했다. 조정 주당순손실은 0.45달러로 예상치와 같았다. 조정 EBITDA(이자, 세금 상각전 순이익)는 1억4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전분기 대비 52.1% 증가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수직 통합 방식으로 철광석 원료부터 채굴한 뒤 고로를 거쳐 압연 강판을 생산하는 미국 내 최대 기업이다. 전체 생산 물량 가운데 도금 강판 등 차량용 부품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는데, 부채 부담이 실적을 붙잡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회사측은 최우선 과제로 EBITDA의 2.5배까지 부채를 감축하고, 유동성은 20억 달러 이상 유지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현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유동성은 31억달러로 부채 감축이 최우선 과제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은 2024년 기준 캐나다에서 655만여 톤 등 브라질, 멕시코와 우리나라에서 철강 수입을 늘려왔으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 품목 관세 영향으로 지난해 평균치인 월간 75만 5천여톤 대비 약 25만~30만톤 가까이 매달 감소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북미 최대 도금 강판 생산 업체이자 미국 내 유일한 핫스탬핑 고강도강 공급사로,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작년 1분기 이후 강판 출하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12월 9일 아르셀로미탈의 불리한 공급 계약이 만료되는 것도 호재다. 아르셀로미탈의 미국 법인 인수 당시 체결한 슬래브(반제품)를 헐값에 공급해야 했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회사는 주요 완성차 기업들과 2027~2028년까지 다년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군수사업부와는 전력망 유지를 위한 5년간 4억달러 계약을 맺는 등 안정적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월가 애널리스트 의견은 매수 29%, 중립 64%, 매도 7%로 중립 의견이 대부분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가를 12.50달러에서 14.50달러로 상향했지만, 등급은 중립을 유지했다. 유연한 업황 대응으로 지난 2분기 6억 달러의 순이익을 낸 뉴코어 등 경쟁사 대비 높은 부채 수준 해소가 회사 가치 평가를 바꿀 핵심 열쇠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주가는 미 정부 관세 정책과 희토류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져 올해 69% 뛰었지만, 2021년 고점 대비 여전히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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