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생산 2배 요구…삼성·SK, 대규모 증설 나선다

홍헌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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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02. 오후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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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인공지능 기업 오픈AI와 초대형 스타게이트 동맹을 맺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두 회사에 매월 90만장에 달하는 HBM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포항과 전남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데도 합의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홍 기자, 오픈AI가 우리 반도체 투톱과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는데, 역시 방점은 HBM에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초대형 동맹을 맺었습니다.

주된 내용은 오픈AI가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HBM을 우리 반도체 기업에 요구한 겁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글로벌 기업들과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협약(LOI)으로 삼성은 오픈AI에 HBM을 비롯해 서버용 SSD, 저전력 D램 모듈 등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합니다.

또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보유한 만큼 AI 학습과 추론 전 과정에 필요한 기술도 제공합니다.

SK하이닉스는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를 체결했습니다.

SK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HBM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샘 올트먼은 웨이퍼 기준 월 90만장의 HBM을 요구했는데요, SK는 대량 공급 요청에 대응할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샘 올트먼이 요구한 월 90만장의 HBM인데요, 이게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기자>
먼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공급할 수 있는 D램은 웨이퍼 기준으로 월 150만장 정도됩니다.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삼성과 SK가 약 115만장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 중 HBM만 따로 보면 올해 기준으로 월 생산량은 약 40만장으로 추정되고,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삼성과 SK의 생산량은 약 35만장입니다.

올트먼의 월 90만장 요구가 HBM 기준으로는 현재 생산량의 두 배가 넘고, 전체 D램 기준으로도 절반 이상이 되는 엄청난 양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어제(1일) 브리핑에서 "지금 SK와 삼성이 운영하는 공장을 이론적으로만 봐도 두 배 정도고, 공장을 새로 지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과 SK가 구형 D램 공정을 최대한 HBM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90만장의 HBM을 공급하려면 대규모 신규 공장 건설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두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증가에 맞춰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번 협약 체결로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에 샘 올트먼이 요구한 HBM 공급시점은 오는 2029년입니다.

현재 HBM 생산량의 두 배나 되는 물량을 벌써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는 건데, 두 회사 주가가 오늘 큰 폭으로 오른 이유도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에 있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글로벌 투자사 모건스탠리는 AI 서버와 D램 수요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2027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이클 정점에 대해 2026년말부터 2030년까지 다양한 시각이 있었는데요,

이번 오픈AI와 협약 내용을 보면 2029년에 월 90만장의 HBM을 제공해달라는 겁니다.

그러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2030년까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요 둔화를 걱정하지 않고 보다 공격적인 공장 증설이 가능합니다.

삼성은 평택 4공장에서 약 10만장의 웨이퍼를 증산할 수 있는데요, 5공장 공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고요,

SK는 용인 클러스터에 공장 4개를 새로 지을 예정인데, 2027년 7월 준공예정인 팹 1기 뿐만 아니라 추가 공장 건설도 자신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픈AI라는 단 1개 회사가 요구한 HBM 물량이 월 90만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훨씬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삼성과 SK, 오픈AI 간의 체결 내용에는 포항과 전남에 AI 데이터센터를 신규로 짓겠다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삼성SDS와 SK텔레콤 등 계열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삼성은 AI 데이터센터를 포항에, SK는 오픈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전남에 짓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부지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확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SDS는 국내에 여러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픈AI와 데이터센터를 공동 설계·개발합니다.

이 데이터센터는 바다에 띄우는 플로팅 기술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준공은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맡게 되는데, 바다에 설치하면 공간 제약이 적고, 열 냉각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SK에서는 SK텔레콤이 오픈AI와 MOU를 체결하고, 전남에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합니다.

이미 SK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짓기로 했는데, 이번 오픈AI와의 MOU로 '한국형 스타게이트'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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