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리나 했는데…"아이폰 관세 곧 발표" [테크톡톡]
증권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하루가 멀게 새 관세 소식이 들려 혼선이 생기고 있습니다.
<기자> 네. 우리시간 지난 주말이었죠. 블룸버그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조치를 인용하며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제품이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포함한 IT품목이 상호관세에서 면제된 것으로 받아들였는데요. 트럼프는 즉각 "관세 예외가 발표된 적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상호관세와 품목관세가 별개라는 것을 혼동해 발생한 혼선으로 파악됩니다. 미국 정부가 충분히 오해할 소지를 준 영향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반도체가 관세 면제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시간으로 지난 주말 이 면제 대상 범위가 스마트폰 등 20개 항목으로 확정되면서 전자제품 면제 소식이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반도체는 앞서 25%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처럼 별도의 품목 관세가 책정될 예정입니다.
트럼프는 방금 전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반도체 관세에 대해 "다음 주 중 발표하겠다"며 아이폰 관세도 "곧 발표될 예정이고,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애플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거군요.
<기자> 네. 시장에서는 올해 애플이 삼성을 제치고 점유율 측면에서도 스마트폰 1위 제조사가 될 것으로 관측했는데요. 변수가 생겼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합니다.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미국 소비자들의 아이폰 구매가격이 최소 600~700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도체 관세 품목에 스마트폰이 포함되면서 이제 별도로 스마트폰 관세율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트럼프가 전용기에서 '유연성'을 언급한 것으로 봐서 여전히 애플에 대한 편의를 봐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라도 미국내 반대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겠지요.
<기자> 네. 스마트폰을 포함한 반도체 관세는 미국의 핵심 산업인 인공지능(AI)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관세에 따른 반도체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을 이끌고 이건 미국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입니다.
트럼프는 반도체 품목 관세에 대해 "매우 구체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앞서 미국이 자동차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한 것과는 조금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TSMC 애리조나 4나노 파운드리 팹이 가동을 시작했지만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팹들은 2028년 이후에나 가동합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은 2026년 이후이고, 마이크론이 최대 규모로 투자하는 뉴욕 공장 가동 시기도 2028년 이후입니다. 아직 자국내 생산 능력이 없는 미국이 일률적으로 첨단 반도체에 관세하지 못 한다는 뜻입니다. 잘못하면 인공지능(AI) 투자 축소로 이어져 빅테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바이든 행정부와 목적이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의 최우선 목표는 중국 견제와 미국내 제조업 부활입니다. 바이든은 기술 제재와 보조금을 무기로 쓴 것이고요. 트럼프는 보조금이 비효율적이라며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구체적인 반도체 품목 관세는 1)중국을 견제하면서도 2)AI 투자를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앵커> 스마트폰 생산기지도 미국으로 옮겨질지도 관심입니다.
<기자> 네.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전쟁 시기에도 있었죠. 당시 트럼프가 아이폰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자 팀 쿡 애플 CEO는 맥 컴퓨터 공장 미국 이전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2월 팀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향후 4년간 미국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밝혔습니다. 대부분 연구개발(R&D) 목적인데, 별도로 애플 인텔리전스 실행을 위한 AI 서버 공장 준공 계획은 들어가 있습니다. 단, 여기에 스마트폰 제조공장 이전은 담겨있지 않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비용이 관세 타격 보다 더 클 것으로 봅니다. 애플이 10%만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겨도 수십조 원의 손해가 발생할 거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아이폰 생산기지 미국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게 지배적 시각입니다.
단, 애플의 탈중국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관세 불확실성 탓에 급하게 인도 수출 물량을 늘렸습니다. 지난해 아이폰 인도 생산 물량은 이미 전년 대비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도 미중 갈등은 심화됐었잖아요. 애플은 인도 생산량을 늘려 중국 수입 비중을 낮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나 중국의 자국산 스마트폰 소비운동으로 애플의 중국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생산기지 이전 과정에서 중국 매출은 더 감소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관세 조치가 스마트폰 시장의 지형 변화도 가져올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기자>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 비중이 높기에 가장 큰 리스크에 노출 된 것인데요. 삼성전자도 당연히 관세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해외 생산 기지는 베트남과 인도에 집중돼 있는데요. 베트남에서 주로 플래그십 제품을, 인도에서 중저가 제품을 생산합니다. 현재 삼성전자도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해 인도 주문 물량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린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이번에 관세를 놓고 격화되는 미중 갈등으로, 아이폰의 중국 점유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에 반사효과를 누릴 전망입니다. 기세를 잡은 중국 제조사들의 해외 진출을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인도에서 삼성 점유율이 하락하는 게 확인되고 있죠.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이 미국 점유율이 낮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정책은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관세 불확실성 속 치고 올라오는 중국 제조사들과 미국의 편의를 받는 애플을 모두 상대해야하는 게 삼성 스마트폰이 처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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