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물 싹 줄었다‥"전세 제도, 고통 있어도 끊어야"

이해선 기자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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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는 부동산 대책이 나온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서민 주거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전세 제도지만, 소득 상위 30% 이하의 중소득층 이하에선 전세대출을 받아 가는 사람 수와 대출액 모두 줄고 있다는데요.

이렇게 전세가 고소득층 고가 아파트 갭투자의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은행총재도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옥수동의 한 아파트, 10·15 대책이 나온 직후 전용 59㎡ 전세 매물이 9억 원에 계약됐습니다.

며칠 사이 5천만 원이나 오른 가격이지만 순식간에 거래됐습니다.

[김세준/공인중개사 (서울 성동구)]
"대부분 이제 고소득자시죠. 대기업 다니시거나 아니면 전문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여긴 들어오십니다."

토허제 도입에 따른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김민정/공인중개사 (서울 동대문구)]
"전세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많이 나간 것도 있고 그리고 이제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으니까 거둬들이는 분들도 있고…"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목돈을 맡기는 사적 대출 성격의 전세는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가 서민 지원을 위해 시작한 전세 대출은 이후 갭투자 수단으로 변질됐습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체 전세대출 잔액 중 65%는 소득 상위 30%가 받아 갔습니다.

저소득층이 받은 건 전체 잔액의 7%에 그쳤습니다.

전세대출이 고소득층에게는 투자 수단이 된 반면,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겁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전세 대출에 대해 언급하며, "고통이 있어도 끊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합니다.

[박성훈/국민의힘 의원 -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 지난 20일)]
"전세 제도를 바꾸지 않고는 계속된 그 레버리지가 올라 계속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시중의 전세대출만 200조 원인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박합수/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전세 보증금 반환에 대한 대출도 다 지금 규제가 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걸 돌려줄 역량이 없습니다."

또 월세가 확산될 것에 대비해, 선제적인 세입자 보호 정책도 필요합니다.

갱신청구권을 보장하고, 재계약 시 일방적으로 월세를 높이지 못하도록 월세가 보편화된 선진국 수준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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