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2022년 대선 직전 당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제기됐던, 조직폭력배 뇌물 의혹 기억하십니까.
돈다발 사진과 함께 조폭이 썼다는 편지까지 등장하고 이를 사실인 것처럼 퍼 나르는 이들도 많았지만, 결국엔 조작된 근거에 기반한 허위 의혹 제기였단 사실이 대선이 끝나고 한참 뒤에야 밝혀졌죠.
그런데 이미 대선 전에도 검찰에서 조폭이 썼다는 편지가 조작된 거란 취지의 감정 의견이 나왔지만, 당시 이 의견은 묵살됐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첫 소식, 윤상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12월, 국민의힘이 편지 두 통을 공개하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직폭력배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전 성남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박철민 씨가 동료 조직원 장 모 씨로부터 받았다는 편지엔 장 씨가 이 후보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김진태/당시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장 (2021년 12월 21일)]
"여기 보면은 '준석 형님하고는 얘기 된 거야?' '생각해 보니 이 지사 측에 내가 현금으로 준 건 7차례 정도 10억 정도'…"
그러자 일주일 뒤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이 대검찰청 법과학분석과에 편지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장 씨가 쓴 편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법과학분석과의 결론은 70일이 지나서야 나왔습니다.
"감정관 모두의 공통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하였다"는 애매한 결과였습니다.
장 씨가 쓴 편지인지 아닌지 감정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이 편지 감정을 담당했던 주임 문서감정관이 "자신의 감정 의견이 묵살됐다"고 선임 문서감정관과 법과학분석과장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 씨의 편지에서 이재명 후보 관련 부분과 나머지 부분의 필적을 비교해 봤을 때 서로 다른 사람이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선임 감정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의 의견을 배척했다"며 권익위원회에 비실명 공익신고를 한 겁니다.
[최정규 변호사/공익신고 주임 감정관 대리인]
"주임 감정관의 의견에 대해서 어떤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아니면 뭐 객관적인,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그거에 대해서 수정을 요청을 하는데, 그냥 단지 '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하면서…"
당시 감정서의 내용을 확인해 보면 ㅇ, ㅊ, ㅈ, ㅅ, ㅁ의 운필 방법, ㅇ의 시작과 끝 등 한글자모의 형태가 다르고, 느낌표의 시작과 끝, 모양도 다르다는 등 차이점만 10여 개가 적시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필적 또는 모방필적에서 기인된 차이점인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면서도 결론은 "감정관 모두의 공통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내렸습니다.
대검은 구체적인 합의 과정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공통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결과도 감정관들이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유다혜 / 자료출처: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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