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해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특검에 제공하며 "하느님"과 "기적" 등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채 해병이 순직하고 수사가 진행된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비밀번호는 20자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균택/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7월 19일)]
"공수처에다가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가 있냐 이 말입니다."
[임성근/전 해병대 1사단장]
"알려 줄 의사는 있는데… 그런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직해병 특검이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동시에 청구하며 신병처리에 돌입한 시점에서 공교롭게도 임 전 사단장에게 기적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일 낸 입장문에서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찾아내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이 시도를 거듭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오늘 새벽 2시 30분경 기적적으로 비밀번호를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은 제가 신앙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가호를 느끼게 된 날"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임 전 사단장은 이제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게 되면 자신이 무고하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구속을 면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갑자기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민영 특검보는 "구속영장 청구 전망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임 전 사단장이 급하게 특검에 비밀번호를 찾았다고 연락해온 부분까지 영장 청구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구명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거듭 주장해 왔는데, 둘이 함께 식사를 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바 있습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내일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