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사기꾼" 체코 보도 삭제 요청‥尹 대통령실이 대응 지시

윤상문 기자
입력
수정 2025.10.21. 오후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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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해 9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체코 순방 당시, 체코 현지언론이 김건희 씨를 사기꾼에 빗대 보도하자, 한국 대사관이 급히 나서 즉각 기사 삭제를 요청한 적이 있었죠.

내란 이후 한 외국 언론이 전광훈 씨 등 탄핵반대 세력의 목소리를 거의 그대로 전해 문제가 됐을 때, 뒷짐 지고 있었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알고 보니, 김건희 씨 사기꾼 표현 삭제 요청 과정엔,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이 특검 수사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윤상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9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체코 순방 당시 현지 유력 일간지 '블레스크'의 보도입니다.

"파벨 체코 대통령 부부 옆에 사기꾼?"이라는 제목으로, 김건희 씨의 각종 의혹을 다뤘습니다.

탈세와 국민대·숙명여대 논문 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조명하며 김 씨를 사기꾼에 빗댄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인터넷판에서 이 기사 제목은 "파벨 부부 옆, 의혹에 휩싸인 영부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주체코 한국 대사관이 '블레스크'에 직접 항의 메일을 보내며 기사 삭제를 요청했던 겁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외신보도에 관련해서는 보이지 않았던 이례적인 대응이었습니다.

[조태열/전 외교부장관(지난 3월 11일)]
"사기꾼이니 뭐니 하는 그런 얘기가 인신공격성 보도가 분명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런 것을 내버려 두겠습니까."

당시 대통령실은 "삭제 조치된 것을 다시 한번 국내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이 최근 해당 기사 삭제 요구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섰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주 체코 대사관으로부터 "대통령실의 지시가 있었다"는 답변을 확보한 겁니다.

특검은 특히 당시 대사관이 정정 보도나 반론 보도를 넘어서는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직권을 남용해 대사관 직원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현지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검팀은 당시 지시에 관여한 대통령실 관계자를 확인하는 등 의사 결정 과정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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