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에픽세븐'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의 후속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가 마침내 출시됐다. 서브컬처 RPG에 로그라이크(사망 시 능력치가 초기화되는 구조) 장르의 재미가 결합된 독특한 구조로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2일 낮 12시 신작 카제나를 글로벌 174개국 모바일과 PC 플랫폼에 출시했다. 카제나는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한 서브컬처 RPG(역할수행게임)이다. 개발사의 대표작인 에픽세븐 이후 약 7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카제나의 배경은 카오스라 불리는 미지의 현상으로 황폐화된 우주다. 게임 내 인류는 방주를 타고 생존을 이어가며 이용자는 요원들과 함께 카오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싸우게 된다.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들이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높이기 위해 밝은 배경의 세계관을 채택한 것과 달리 카제나는 어둡고 절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나아가 카제나는 '카드 덱빌딩 로그라이크'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매력적인 요원(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RPG의 매력과 함께 각 콘텐츠를 즐기는 과정에서 카드를 획득해 덱을 완성하는 전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아가 일반적인 로그라이크와 달리 탐험 후 획득한 카드와 장비 일부를 '세이브 데이터'로 저장해 다른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초심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전투 시스템은 직관적인 동시에 전략적이다. 턴제 카드 배틀 방식으로 무작위로 등장하는 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각 카드마다 포인트가 부여돼 있어 한 턴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되며 5가지 속성 시스템과 요원별 궁극기인 '에고 스킬' 등으로 전투의 깊이를 더했다.
특히 게임만의 독창적인 요소인 붕괴 시스템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전투 중 캐릭터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붕괴 상태에 빠지면서 카드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다만 이를 극복하면 궁극기 재사용 대기시간이 짧아지는 등 전투의 이득을 얻는 구조로 전투에 몰입감을 더한다. 나아가 다크 판타지 세계관답게 붕괴를 극복하는 과정이 파격적인 연출로 표현되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도록 유도했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자체 엔진 기술의 발전이 돋보인다. 2D 애니메이션의 섬세함을 유지하면서도 3D처럼 깊이있는 연출을 구현한 2.5D 액티브 카메라 기술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능동형 광원 효과, 그림자 표현 등 신기술을 적용해 배경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콘텐츠 구성도 탄탄하다. 메인 스토리와 핵심인 '카오스 탐사'는 물론 본격적인 덱 빌딩을 즐길 수 있는 '제로 시스템', 전투력을 시험하는 '초공간의 유역', 캐릭터별 숨겨진 이야기가 담긴 '트라우마 코드'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됐다. 특히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멀티엔딩' 구조로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콘텐츠의 수명도 확보했다.
카제나는 서브컬처 RPG의 기본기를 충실히 지키면서도 로그라이크 장르의 콘텐츠를 가미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전투를 통해 전략적인 재미를 전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도록 한 설계로 서브컬처 장르 특유의 감정선을 세련되게 전달한다. 나아가 신기술을 통한 그래픽 발전으로 몰입감을 높인 점도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제나는 지난 21일 사전 다운로드가 시작된지 하루 만에 한국을 포함한 8개국(미국,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캐나다, 싱가폴, 마카오)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게임 1위를 달성했다. 출시 전부터 비공개 테스트를 비롯해 쇼케이스, 실시간 방송 등을 통해 게임을 적극적으로 알린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제나는 에픽세븐 이후 슈퍼크리에이티브가 보다 매력적인 서브컬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게임이다. 서브컬처 RPG의 완성도와 로그라이크의 변주를 결합한 시도로 서브컬처 장르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등의 뒤를 이어 스마일게이트의 차세대 IP로 기대를 모으는 카제나가 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