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카카오]② 카카오톡 롤백, 안 하나 못 하나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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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및 시세 조종 혐의 재판(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그룹의 사법리스크도 일단락된 모습이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카카오는 김 센터장과 관련된 사법리스크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면서 경영 쇄신 및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사법리스크 해소를 기점으로 변화될 카카오 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카카오가 또 한 번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앞두게 되면서 '롤백 불가 방침'에 대한 진위 여부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해 카카오가 지난 21일 진행된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관련 재판(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며 시장 신뢰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논란이 된 카카오톡 불만을 잠재울 기회'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챗GPT 업데이트에 친구 탭 개편 반영?…"따로 진행"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이달 28일 챗GPT 기능을 카카오톡에 적용시킬 예정이다. 다만 연내 친구 탭을 기존 친구목록으로 되돌리고 피드형 게시물을 별도로 분리하는 작업은 다가올 챗GPT 업데이트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 디지털데일리]


업계 일각에선 친구 탭 첫 화면을 기존 친구목록으로 되돌리는 작업이 이번 업데이트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가 이전 수준의 롤백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앱을 이전 버전으로 돌리는 방식이 아니어도 기존 사용자환경(UI)에 가까운 빌드를 재구성하는 개념의 롤백도 거론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롤백 가능성이 재점화된 것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의 발언과 맞물려 온라인 커뮤니티 및 블로그를 중심으로 배포된 '카카오톡 리밴스드' 버전의 영향이 크다. 당시 우 부사장은 '카카오톡을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냐'는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이전 버전으로의 완전한 롤백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미 블로그 등에서는 친구 탭이 비활성화된 버전의 리밴스드 애플리케이션(앱)이 배포돼 우 부사장 발언의 진위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리밴스드 앱은 패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만든 비공식 커스텀 앱으로 카카오톡의 경우 숏폼을 제외한 친구 탭을 이전 상태로 되돌린 안드로이드용 앱이 APK 파일 형태로 업로드됐다. 그렇다면 우 부사장의 말처럼 정말 기술적으로 롤백은 불가능한 것일까.

◆롤백이 뭐길래 "앱 개발 단계에선 기본 원칙"

카카오톡 롤백 불가 유무를 파악하기 전 앱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반적인 공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롤백은 새로운 버전의 앱을 배포(릴리스)한 이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전의 안정된 버전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 때 되돌릴 수 있는 '이전 버전'을 미리 패키징해두거나 버전 관리 시스템(Git, SVN 등)을 통해 쉽게 복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카카오]


대부분의 기업은 앱·서비스 관련 지속적 통합·배포(CI/CD) 파이프라인에서 배포 전 자동 백업, 버전 태깅, 롤백 스크립트 혹은 자동화 프로세스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 운영 버전을 별도 환경에 백업하고 각 배포 시점마다 빌드 번호로 버전을 별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포 후엔 원클릭 및 명령어 수정을 통해 이전 버전으로 재배포하도록 롤백 버전을 만들어둔다.

이를 종합해보면 롤백은 앱 개발 단계에서의 '안전 장치'로 볼 수 있다. 서버 환경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롤백은 필수적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제한적이긴 하나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 업데이트 이전 빌드를 보관하고 '긴급 재승인'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재배포 개념의 롤백으로 볼 수 있다.

한 개발자는 "새 버전에서 발생하는 오류나 성능 저하 시 서비스 중단 없이 신속히 복구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 장치로 롤백 버전을 준비한다"며 "품질 검수에서 통과하더라도 실서버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빠르게 이전 상태로 복원할 수 있도록 준비해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한편 평판 손상을 방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 어려움 때문 아냐"…카카오의 '롤백 불가' 의미는

현재 카카오 측은 카카오톡 롤백을 두고 기술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 디지털데일리]


다만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기준 5000만명에 달하는 전체 카카오톡 이용자 중 대부분이 업데이트를 진행한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앱 버전을 다운그레이드할 경우 치명적인 오류나 서버 내 데이터 꼬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과정에서 이용자 개인정보 등 보안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형만 대규모 업데이트 이전 버전처럼 새롭게 디자인해 배포하는 경우 또한 데이터 변경 등으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각종 변수를 무시한 채 일괄적인 롤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카카오의 입장이다. 우 부사장의 발언 또한 이런 맥락에서 일괄적인 다운그레이드 형태의 롤백은 불가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전 버전으로 롤백할 경우 현 상황에서는 어떤 부분에서 치명적 오류가 발생할 지 알 수 없을 만큼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우 부사장의 발언은) 감안하기 어려운 리스크 등 변수를 종합해 봤을 때 (롤백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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