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 "정부부처 시스템 해킹, 현재까지 특별한 발견사항 없어"

최민지 기자
입력
수정 2025.10.20.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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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10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티타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개인정보위]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프랙 보고서 분석 관련) 여러가지를 조사 검토 중이다. 아직까지 특별하게 말할 만큼 발견된 사항은 없다."

20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송경희 위원장은 서울정부청사에 위치한 개인정보위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고학수 전 개인정보위원장은 지난 9월 개인정보위 내부적으로 프랙 보고서를 검토 분석하는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미국 해커잡지 '프랙(Phrack)'은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외교부·통일부·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 시스템 해킹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방첩사령부에 피싱 메일을 보내 정찰 활동을 한 점도 포착했다.

최근 국가정보원과 행안부는 해커가 정부업무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에 접속해 인증서 파일을 탈취하고 정부 자료를 열람했다고 인정했다.

송경희 위원장은 "추가적인 조사를 깊이 있게 하고 있다"며 "조사가 정리되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송 위원장은 앞서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때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정보 유출·침해사고와 관련해 엄정 조사·처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송 위원장은 "잠깐의 실수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했어야 할 일들을 하지 않고 미비한 상태로 있다가 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이를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언제든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확실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한 건 아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기존 사이버침해·개인정보유출 사고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각 조직의 개인정보 관리체계와 정보보호체계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련해 송 위원장은 과징금 제도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노력에 대한 정상참작 요소도 함께 구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통신·금융사 등에서 반복되는 보안사고에 "보안사고를 반복하는 기업에게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조치를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10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실을 방문하고있다. [ⓒ 개인정보위]


송 위원장은 "해킹이나 유출사고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100%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얼마나 미리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요소들을 정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만약 사고가 있더라도, 이에 대한 정상참작이 된다는 인식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송 위원장은 부족한 개인정보위 조사 인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개인정보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3년간 조사 인력은 정체 상태다.

송 위원장은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 양은 굉장히 많이 늘었다.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형태가 됐고, 클라우드화되면서 대규모 개인정보 저장이 된다"며 "한 번 유출이 되면 대규모 사고가 될 수밖에 없는 기술적 변화에 따른 속성"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조사 인력이다. 송 위원장은 "조사를 할 수 있는 역량과 인원이 이에 부합하게 늘어야 하는데, 3년간 조사 인력이 늘지 않았다. 30여명이 분투하고 있다"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맞다. 개인정보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노력을 안 할 수가 없겠다"고 발언했다.

이와 함께 송 위원장은 선제적 개인정보 유출 예방 체제와 신뢰 기반 인공지능(AI)을 위한 제도 등을 중심으로 개인정보위 정책을 이끌겠다고 시사했다.

송 위원장은 "유출된 정보가 어떻게 국경을 넘어 유통되는지 알기가 어렵다"며 "예방체제로 가야만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고 이는 결국 비용 효율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위는 국제 공조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AI 전문가로 꼽히는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신뢰 기반 활용을 바탕으로 AI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AI 발전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는 데이터다. 이러한 데이터엔 개인정보가 상당수 담겨 있다. 송 위원장은 "신뢰 기반을 쌓은 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쌓는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제도를 같이 고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송 위원장을 개인정보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송 위원장은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원 인공지능신뢰성센터장을 역임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소프트웨어정책관 인공지능정책관 지식재산전략기회단장 등을 거쳤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동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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