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투심 온도차…AI·전장 수혜 vs 애플 의존 리스크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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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MLCC 목업 [ⓒ삼성전기]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국내 양대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두고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공통적으로 업황 반등을 강조하지만, 삼성전기가 'AI 서버·전장' 이른바 더블에이(AA) 성장 스토리를 확보한 반면 LG이노텍은 여전히 '애플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다수는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 7~8월에 이어 9월에도 각각 21만원, 20만원으로 재차 높였다. 삼성전기 주가가 18만원대를 회복한 것도 2022년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반면 LG이노텍은 목표주가가 오르긴 했으나 애플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MLCC 업황 회복이다. 특히 AI 서버용 M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반 서버 대비 전력 소모량이 10배 이상 높은 AI 서버 특성상, 고용량·고전압 MLCC 탑재가 필수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의 10배 이상 MLCC가 필요하다는 점도 호재다.

현재 시장은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양분 중인데,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40%대다. 증권가는 "2026년부터는 MLCC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가격 인상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FC-BGA(패키지 기판)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AWS AI 칩, 테슬라 AI6 칩 등 빅테크 고객사향 FC-BGA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메리츠증권이 목표주가를 18만5000원에서 22만원으로 높이는 등 긍정적 시각이 늘고 있다. 아이폰17 출시 이후 판매 흐름이 견조하고, 미주 고객사의 미국 투자 확대도 호재로 꼽힌다. 3분기 영업이익도 1677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애플이 아이폰17 출고가를 동결하면서 원가 상승분을 전가하지 못했고, 내년에는 AI 기능 확산으로 메모리·배터리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LG이노텍이 가격 압박을 방어하지 못하면 수익성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결국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온도차는 고객사 다변화 여부로 귀결된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전장 등 다중 성장축을 확보한 반면, LG이노텍은 여전히 애플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증권가는 단기 반등 국면에서는 두 기업 모두 긍정적으로 보지만, 구조적 성장 동력의 측면에서는 삼성전기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서버, 전장, 패키지 기판 등 삼성전기의 성장 포인트는 다변화가 가능하다"며 "LG이노텍은 단기 실적 개선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애플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이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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