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우위' D램 초호황 조짐…삼성 10조·SK하이닉스 사상최대 예고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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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반차장] 수요 폭증 속 협상력 '공급자 우위'로 기울어

삼성전자 영업익 10조 클럽 복귀 전망

SK하이닉스·디스플레이 업계도 동반 호조 기대

GTC 2025서 전시한 HBM4 12단과 SOCAMM. [ⓒ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가 3분기 들어 모처럼 반등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D램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서버 교체와 DDR5 전환, SOCAMM·GDDR7 같은 차세대 메모리 수요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조원대 영업이익 복귀 가능성이 거론,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 D램 공급부족 본격화…"협상력 공급자 우위" = 8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글로벌 D램 공급자 평균 재고는 3.3주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6~8주가 '건전한 재고 수준'으로 여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2주에 불과했고, 삼성전자는 6주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상대적으로 높은 재고는 엔비디아향 HBM(고대역폭메모리) 인증 지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구매자 재고는 10주 수준으로 높지만, 전방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협상력은 공급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구매자가 일정 수준 재고를 확보해도 조달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급자 재고가 급감한 상황에서는 공급사 우위가 강화되는 구조다.

이러한 흐름은 마이크론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마이크론의 올해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39.6억달러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6.6% 급증했다. 특히 클라우드 매출은 3배 가까이 늘어나며 서버향 수요 회복세를 입증했다. PC 수요 전망도 기존 한 자릿수 초반 저성장에서 중성장으로 상향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부진했던 반도체 부문이 3분기부터 반등세를 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83조5515억원, 영업이익 9조7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2%, 전 분기 대비 108.6%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일부 증권사들이 10조원대 영업이익 전망을 내놓으며 '10조 클럽' 복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삼성전자]


◆ 삼성전자 "10조 클럽 복귀" vs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행진" = 반도체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끄는 핵심이다.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서버용 D램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ASP(평균판매단가)가 뛰었고, DDR4 대비 DDR5 가격 역전 현상은 신규 서버 증설 시 DDR5 채택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D램 상승 사이클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고, 모건스탠리도 "프리미엄 제품 가격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10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매출 24조7000억원, 영업이익 11조2000억원을 추정하며 "D램과 HBM 동반 호조로 실적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번 D램 호황이 단기 반짝이 아니라 구조적 사이클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서버 플랫폼 '루빈(Rubin)'에는 SOCAMM2 모듈이 탑재될 예정이다. SOCAMM은 DDR5 기반 차세대 모듈로 기존 RDIMM 대비 대역폭을 높이고 지연시간을 줄여 AI·HPC(고성능컴퓨팅)에 적합하다. 동시에 그래픽 시장에서는 GDDR7이 도입돼 GPU·그래픽 카드 수요가 범용 D램과 함께 확대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확장 여력이 제한적이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통과와 HBM4 인증 준비 과정에서 TSV(실리콘 관통전극) 캐파를 확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범용 D램 캐파가 줄어든다. 중국 CXMT 역시 범용보다 HBM 생산에 집중해 공급 확대 여력이 크지 않다. 트렌드포스는 주요 벤더들의 범용 D램 생산능력이 사실상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버 교체와 DDR5 전환, 신규 메모리 수요가 겹치면서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라며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중장기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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