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 '지니'가 나타난다면 무슨 소원을 빌까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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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중 한 장면. [ⓒ 관련 영상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내 눈 앞에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난다면 무슨 소원을 빌까. 이런 상상력에서 출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면을 꽤나 투명하게 들여다 본다. '기가영(수지 분)'처럼 타인을 위해 이로운 소원을 비는 인간보다 대부분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한 욕망을 실현하기에 급급한 면면을 볼 수 있다.

특히 가영과 '이블리스(김우빈 분)'의 내기에 의해 선택된 다섯 사례는 대표적인 인간의 욕심을 상징한다.

천대받던 마트 계산원은 지점장이 돼 권력을 원했고, 헛된 소원으로 기회를 날린 연쇄살인범은 한 차례 더 살인의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살인이 주는 쾌락을 잊지 못한 연쇄살인범은 과거로 돌아가지만 결국 가영과 이블리스에게 덜미를 잡혔고, 지점장으로 20년 간 권력을 누린 '강임선(박보경 분)'은 집안일이 도화선이 돼 스스로 쌓아온 명성을 잃고 만다.

자신을 위해 소원을 빌었던 이들의 최후는 파멸로 끝이 난 반면, 다른 사람을 위해 소원을 빌었던 이들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소원을 빌었던 '고영현(김무준 분)'은 마지막으로 장인어른의 암을 낫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고, 이후 아내가 설정했던 유튜브 계정 비밀번호의 실마리도 풀게 된다. '김개(다니엘 헤니 분)'는 인간으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개로 돌아가 그리웠던 주인 품을 찾게 되며, 가영에게 마지막 소원을 판 '구보경(강채영 분)'은 잠시나마 일확천금을 얻는다.

983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된 인연과 천상계의 지독한 전쟁 같은 세계관으로 인해 복잡하게 전개됐지만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돈·명예·권력을 쫓던 이들은 모두 불행해졌고, 살인이나 불로장생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켰던 인물들 또한 인과응보를 받아들여야 했다. 질투에 눈이 멀어 '오판금(김미경 분)'을 몰아부쳤던 '박흥례(신신애 분)'조차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

이처럼 '다 이루어질지니'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본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며 돈, 명예, 권력, 쾌락보다 사랑을 포함한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우선순위에 둔 모습이다.

이는 '의인'으로 대변되는 기가영의 마지막 소원이 '하루만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는 것으로 설정하면서 손녀만을 위해 살아온 오판금, 누가 뭐라해도 끝까지 우정으로 믿음을 지킨 최민지(이주영 분), 천년의 사랑을 이어온 이블리스의 마음을 느끼게 해 삶의 본질이 이타심을 통한 행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물론 매일을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부와 명예는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줄 오아시스이자 윤활유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의 본질은 나의 존재를 기억하는 이들과의 행복한 시간들이 아닐까. 어쩌면 지금 곁에 있는 그리고 멀리 있지만 늘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 진정한 '나만의 지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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