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빅딜', AI 데이터 패권 겨냥한 전략적 결합 [IT클로즈업]

백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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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한다.

업계는 이번 결합을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한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합병 이후에는 AI 데이터 확보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상향 평준화되면서 데이터 역량이 AI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모델 자체의 기술 격차는 줄어드는 반면 학습 가능한 데이터의 양·질·다양성이 모델의 정교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AI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

이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 역시 자체 생태계 구축, 외부 제휴, 콘텐츠 구매 등을 통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국내에서 카페, 블로그, 지식인, 클립 등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플랫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페인 왈라팝 인수다. 앞서 지난 8월 네이버는 유럽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 지분 100%를 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월간 1900만명의 활성 이용자를 기반으로 일상 전반의 거래 데이터가 축적된 ‘생활형 빅데이터 허브’로 평가된다.

또 올 11월 오픈 베타를 앞둔 북미 UGC(이용자 생성 콘텐츠) 플랫폼 ‘씽스북’은 사용자가 일상과 취향을 기록하고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포시마크 밴드, 클립 등 기존 국내외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확보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블록체인 결제와 AI 데이터 루프 완성 퍼즐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은 단순 결제 인프라 확장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순환 구조를 목표로 한다. 즉 콘텐츠→거래→결제로 이어지는 AI 데이터 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으로 해석된다.

AI와 웹3의 융합이 가시화되는 첫 대형 사례로 국내 ICT 산업의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왈라팝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이뤄지면 구매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된다.

씽스북에서도 콘텐츠 거래와 보상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지면, 콘텐츠 생산·소비 속도와 데이터 규모가 동시에 확대된다. 이 같은 선순환은 네이버의 AI 모델을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광고·추천 서비스의 정밀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구글이 레딧과의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을 협상하고 퍼플렉시티가 트립어드바이저와 제휴해 데이터 수급을 강화하는 등 AI 데이터 확보 경쟁은 글로벌 차원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는 네이버-두나무의 결합 역시 같은 맥락으로, 단순한 재무적 결합이 아니라 AI·웹3 기술 고도화를 통한 글로벌 데이터 루프 구축을 겨냥한 전략으로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 다양성과 확장성에서 갈린다”며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데이터 기반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중요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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