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툼바 리조또부터 툼바 수프, 툼바 샌드위치까지.
라면으로만 즐기던 농심의 '툼바' 소스를 이제는 다양한 요리에서 맛볼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출시된 '신(辛) 툼바 만능소스' 덕분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와의 협업으로 패키지까지 새 단장을 해 MZ세대와 외국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툼바'라는 이름은 호주 퀸즐랜드의 '투움바(Toowoomba)' 지역에서 따왔지만 실제로는 이 지역과 전혀 관련이 없다. 미국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호주 분위기를 내기 위해 자사 시그니처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에 붙인 이름으로, 매콤하면서도 크리미한 맛이 별미라 매니아층까지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농심 라면데이'에서는 툼바 소스를 활용한 다채로운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툼바 만능소스 개발을 주도한 농심 간편식개발팀 장진아 책임은 "면 요리뿐 아니라 여러 요리에 두루 어울리는 맛"이라고 소개하며, 현장에서 으깬 감자에 툼바소스를 버무려 식빵 위에 올린 핑거푸드부터 툼바 리조또까지 뚝딱 선보였다. '요알못' 기자 역시 직접 툼바 리조또를 만들어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맛이었다.
소스류의 장점은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누구나 쉽게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농심은 소스 패키지 뒷면에 QR코드를 넣어 툼바소스를 활용한 레시피를 제공한다. 현재 확인 가능한 메뉴는 툼바 파스타, 툼바 제육볶음, 툼바 동남아식 볶음밥, 툼바 리조또, 툼바 수프, 툼바 떡볶이 등 총 8가지다.
이번 툼바 만능소스는 신라면 툼바의 매콤함과 크리미함을 살리기 위해 볶음 고추가루에 소고기와 표고버섯으로 감칠맛을 더했고, 코코넛 오일과 아몬드를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완성했다. 양을 넉넉히 사용해도 짜지 않아 농도 조절도 쉬운 편이다.
장 책임은 "출시 전 사내 시식회를 여러 차례 진행했는데, 특히 임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메뉴가 툼바 수프였다"며 "매콤함과 크리미함이 어우러져 아이부터 어른까지, 또 외국인들까지 좋아할 맛"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라면 완제품의 맛을 소스로 구현하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흔히 라면수프를 그대로 소스로 만들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료와 수분 함량 등 다양한 변수 때문에 여러 요리에 잘 어울리는 소스 맛을 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때문에 다양한 맛을 소스로 구현해 제품화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장 책임은 "라면스프는 면에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에 맛의 강도가 센 편"이라며 "분말이나 액상을 그대로 소스로 만들면 맛이 같지 않을 뿐더러 원료도 달라 구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만능소스'인 만큼 여러 요리에 조화롭게 어울려야 하기에 고려할 점도 많았다. 농심은 K-푸드 열풍에 맞춰 라면·스낵뿐 아니라 소스류를 통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으며, 툼바 소스는 특히 외국인들이 선호할 만한 맛이다. '케데헌'과의 협업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농심의 소스 사업은 지난 2021년 7월 '배홍동(배·홍고추·동치미) 만능소스'를 시작으로, 2023년 6월 '짜파게티 만능소스', 2024년 5월 '먹태청양마요 만능소스'로 이어졌다. 이번 '신 툼바 만능소스'는 네 번째 작품으로, 가격은 농심 공식몰에서 52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간편식마케팅팀 안용준 책임은 "배홍동 만능소스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 맞물리며 큰 인기를 끌었고, 짜파게티 만능소스는 폭발적 반응 속에 여전히 활용도가 높다"며 "최근 출시된 툼바 만능소스 역시 외국인 선호도가 높아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아 책임은 "배홍동 소스는 캠핑 요리와도 잘 어울려 삼겹살 디핑 소스로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이에 안 책임은 "주말 아침, 밥에 짜파게티 소스를 두르고 볶은 파와 계란후라이를 올려주면 아이가 공중제비를 돌 정도로 좋아한다"며 "개인적으로는 굴소스 대신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넣어 감칠맛을 살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