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역대급 흑자’…美관세는 변수
소비자물가 2% 안착…농축수산물 안정·통신요금 효과 소멸
서비스수지 적자 축소…외국인 관광객 급증이 방어막 역할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모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금년 1100억달러, 내년 850억달러)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며 상품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전망인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서비스수지 적자도 완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내년 수출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향후 대외여건 변화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23일 '경제상황 평가(2025년 10월)' 보고서에서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올해 성장률이 8월 전망(0.9%)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내수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출은 美관세 영향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에 의하면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조짐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美관세의 영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요국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성장세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국별로 보면 미국은 물가상승 및 고용둔화로 잠재수준(美의회예산처(CBO)기준) 2.3%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유로지역은 금융여건 완화와 주요국 재정확대로 개선되겠지만 통상환경 악화로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내수부양책 및 수출국 다변화 전략으로 美관세 충격을 완충하면서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성장세가 전망된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며 연말로 갈수록 美관세 영향이 확대되면서 수출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성장률은 8월 전망수준(0.9%)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 성장흐름도 당초 예상에 대체로 부합할 전망이다. 3분기중 건설투자는 안전사고로 인한 공사 지연 등으로 부진했지만 소비가 심리 호조(주가상승 등), 소비쿠폰 지급 등으로 뚜렷이 개선되고 수출이 美관세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을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1% 내외의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
4분기에는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겠으나 수출이 美관세 영향 확대로 인해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그간의 금리인하 효과, 확장재정 등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금년 대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수출은 美관세정책, 글로벌 반도체 경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과 내년 모두 지난 전망(2.0%, 1.9%)대로 목표 수준인 2% 근방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물가 흐름을 보면 8월중 소비자물가(1.7%), 근원물가(1.3%) 모두 통신요금 일시할인 효과로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으나 9월에는 동 효과가 소멸되면서 다시 2% 수준(각각 2.1%, 2.0%)으로 높아졌다.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은 그간 높았던 농축수산물가격이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점차 안정되면서 당분간 2%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다만 美관세정책,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환율·유가의 변동성은 커진 상황이다.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전망 수준(금년 1100억달러, 내년 850억달러)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수지는 美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로 올해와 내년 모두 대규모 흑자를 나타낼 전망이다. 철강·자동차(부품 포함) 對미수출은 고율의 관세 부과로 최근 둔화됐으며 특히 자동차는 경쟁국 대비 높은 관세(25%)를 부담하고 있어 앞으로도 對미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수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올해와 내년 모두 지난 전망수준(금년 +17만명, 내년 +13만명)에 대체로 부합하는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건설업·제조업 고용은 건설경기 회복 지연, 美관세 영향으로 예상보다 부진하겠으나 서비스업 고용이 정부 일자리정책, 소비 개선 등으로 증가세가 소폭 확대되면서 여타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중 전체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인구 요인 등으로 줄어들겠으나 민간부문의 고용상황은 서비스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금년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