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점쳐지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낮게 보면서도 만약 만난다면 환영하고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23일 이 대통령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CNN과의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CNN US & International은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전 7시37분부터 42분까지 약 5분간 인터뷰 내용을 생방송으로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한 CNN 기자의 질문에 "북미 양 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APEC 계기에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도 생각한다"며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 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미국과의 복잡한 통상 협상인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통상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면서도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 두 나라가 합리적인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인터뷰를 진행한 CNN의 윌 리플리(Will Ripley)는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하를 대가로 요구하는 3,500억 달러 선불 투자"라고 짚으며 "이 대통령은 사실상 금융 위기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국을 강탈해 왔다며, 이제 미국에 되갚아야 한다고 오랫 동안 말해 왔다. 하지만 가까운 동맹에게 돈을 내라고 요구하며, 돈을 내지 않으면 관세를 급격하게 인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마피아식 갈취와 같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생각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했다.
한편 CNN의 윌 리플리는 "이 대통령은 전 세계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사실을"이라고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비공개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사안, 바로 국내총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3,500억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는 투자 기금에 출연하는 이야기를 이 대통령이 조심스럽게 피해 가는 모습이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 이 제안이 나왔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농담이거나 스팸 메일이거나, 개인 정보를 노린 사기라고 생각했다. 진짜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았죠. 하지만 실제 제안이었다"고 상기시켰다.
CNN은 현재 진행 중인 관세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한국에 '선불' 지급을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물밑에서 이를 조율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이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 회담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배경으로 "다른 세계 정상들이 깨달은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보여지는 모습과 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받더라도 어떻게든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고 칭찬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설했다.
결국 돈의 액수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