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美 무역 합의 임박…트럼프 "모디, 러 원유 구매 중단 약속"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제재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2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3.98% 오른 배럴당 63.76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4.23% 상승한 59.6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베센트 장관은 "오늘 장 마감 후 또는 내일 아침 일찍 러시아 제재가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잠정 연기됐다는 소식과, 서방 정부들이 아시아 국가들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소식으로 공급 우려가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하며,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제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MUFG의 김수진 분석가는 "미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무역 합의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산유국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인도 매체 민트는 이날 미국과 인도가 오랫동안 지연됐던 무역 협정을 거의 타결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인도 수입 관세율이 기존 50%에서 15~16%로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 에너지 수요 증가도 이날 유가를 지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경유 재고가 정제 활동 증가와 수요 확대에 따라 감소했다. 원유 재고는 96만 1천 배럴 줄어 4억 2천 2백 8십만 배럴을 기록했으며, 이는 로이터 조사에서 예상한 120만 배럴 증가와 크게 대비되는 수치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성수기가 아닌 시기임에도 원유 수요가 견조함을 보여준다"며 "미국 내 공급 수치 역시 과잉 공급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협상도 주시하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주 말레이시아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는 이달 말 한국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사전 접촉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