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英지급 스톰섀도로 러 로켓연료 생산 공장 타격"
트럼프, 우크라전 평화 협상 압박 강화와 맞물려
WSJ "바이든 임기말 공격에 사용…게임체인저는 아냐"
우크라이나가 '스톰섀도(Storm Shadow)'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로켓연료 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서방 동맹국들이 제공한 일부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해제해,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 공격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유럽주둔 미군사령관이자 나토(NATO) 최고사령관인 알렉서스 그린케비치 대장에게 관련 권한이 이양된 뒤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스톰 섀도 미사일을 이용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톰 섀도는 항공기에서 발사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사거리는 약 290km에 달한다. 이 미사일은 미국의 목표 데이터(targeting data)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 당국은 우크라이나의 사용 여부를 통제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영국이 공급한 스톰 섀도 미사일을 이용해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의 폭약 및 로켓 연료 생산 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본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방공망을 뚫은 성공적인 타격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움직임과 맞물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종전 논의를 위한 2차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21일(현지시간) 회동이 잠정 중단됐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러시아 측은 정상회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담을 위해서는 진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WSJ은 이번 조치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지역까지 공격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지만, 스톰 섀도가 전황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스톰 섀도는 과거에도 러시아 내 목표물 공격에 사용된 바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우크라이나가 스톰 섀도와 미제 ATACMS 미사일을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 국방부가 다시 사용 절차를 제한했다. 당시에는 국방장관이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 해당 권한이 유럽사령부로 환원되면서 관련 공격이 재허용된 것이다.
아울러 스톰 섀도는 사거리가 약 1600km에 달하는 토마호크(Tomahawk) 순항미사일보다 훨씬 짧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난주 푸틴 대통령과 통화 후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