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마운자로’는 품귀 가짜 ‘위고비’는 범람

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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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조세일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마운자로'의 고용량 출시로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했다. 반면 이를 노린 허위·과장 광고 제품이 무분별하게 등장하며 사회적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한국법인인 한국릴리는 23일부터 전국 유통사를 통해 '마운자로' 7.5㎎ 제품을 공급한다. 지난 8월 2.5㎎과 5㎎ 등 저용량 제품 출시 이후 두 달 만의 추가 공급이다.

마운자로는 초기 2.5㎎ 용량으로 시작해 환자의 내약성을 확인한 뒤 최소 4주 간격으로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처방된다. 이에 따라 8월부터 투약을 시작한 환자들은 이번 출시로 더 높은 용량으로 전환이 가능해진다. 제품 공급 가격은 50만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위고비'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약물은 모두 주 1회 환자 스스로 투여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단계적 증량이 필요하다. 위고비는 최대 5단계까지 증량이 가능하지만 마운자로는 6단계까지 가능하다.

선행 연구 결과에 따르면 72주 차 체중 감량 효과는 마운자로가 20.2%로 위고비의 13.7%를 앞선다. 일라이릴리는 향후 10㎎, 12.5㎎, 15㎎ 등 더 높은 용량 제품을 연내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성인 2형 당뇨병 적응증에 대한 급여 등재도 추진 중이다.

다만 이 같은 비만약 열풍에 편승해 허위 광고 제품이 급증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반 식품을 '먹는 위고비', '다이어트약'으로 속여 판매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이들 제품은 실제로는 단순한 음료수나 고형차에 불과했다.

A업체는 치커리 성분의 고형차를 '위고'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며 '위고비 효과'가 있다는 인식을 조장했다. 해당 제품은 '국내 정식 출시', 'GLP-1 효과' 등의 문구를 내세워 의약품처럼 홍보했다. 심지어 후기에서는 '일론머스크와 킴카다시안도 위고비로 살을 뺐다'는 식의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이외에도 '마운자로'를 연상시키는 '마운프로', '위비고' 등 유사 제품들이 등장해 경쟁하듯 판매가 이어졌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과채가공품과 고형차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시키는 광고를 한 B업체는 25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영업정지 20일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F업체는 22일, E업체는 15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과징금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허위 광고가 대부분 민간 고발로만 적발됐다는 점이다. 식약처의 자체 조사 사례는 거의 없었다. 최근 5년간 일반식품의 건강기능식품 부당광고 적발 건수는 3749건에 달하며 네이버 쇼핑이 1067건으로 가장 많았다. 네이버 블로그·카페를 통한 후기 조작은 861건 인스타그램은 716건이었다.

한편, 식약처는 적발된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으나 실제 차단 여부나 제조사 확인은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비만약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유사 제품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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