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4%를 넘어 최근 6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손익분기점(80%)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6개 주요 손보사의 지난 9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85.4%로 전월보다 0.9%포인트(p)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p 오른 수치다.
보험사별 누적 손해율은 ▲메리츠화재 84.2% ▲DB손해보험 84.7% ▲KB손보 85.4% ▲삼성화재 85.8% ▲현대해상 85.9% ▲한화손보 86.4% 순으로, 모든 손보사가 손익분기점을 웃돌았다.
특히 월별 손해율(단순 평균 기준)은 93~94%대에 달해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기준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로 전년 동기 대비 7.8%p 상승했다. 대형 5개사 기준으로도 93.2%로 7.1%p 올랐다.
보험사별 9월 손해율은 ▲DB손보 95.2% ▲KB손보 94.8% ▲현대해상 93.8% ▲삼성화재 92.7% ▲메리츠화재 89.6% ▲한화손보 92.2%로, 대부분이 90%를 넘겼다.
손해율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는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인한 보험료 수입 감소 △정비요금·부품비·수리비 등 원가 상승 △경상 환자의 과잉 진료 △사고 건수 증가가 꼽힌다. 여기에 올해는 추석이 10월로 늦춰지면서 9월에 벌초·성묘 등 장거리 이동이 집중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4년 연속 동결 또는 인하됐지만, 물가와 정비요금 상승, 경상환자 과잉진료로 보험금 누수가 심화됐다"며 "10월에도 가을 행락철 이동수요 증가로 사고 건수가 늘어 손해율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을 손해율 80% 내외로 보고 있다. 이 기준을 감안하면 현재의 90%대 손해율은 구조적인 적자 상태다. 보험업계에서는 획기적인 원가 절감이나 손해율 개선 요인이 없는 한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