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8년간 715억원 금융사고…고객돈 꿀꺽 ‘횡령’만 417억원 [2025 국감]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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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누적 사고액 714억원, 미회수 178억원…올해만 사고액 36억원 넘어

"계장부터 이사장까지' 한 지점서 6명 불법대출 가담 사례…'불법대출 카르텔' 만연

감독 사각지대 속 반복되는 사고…행안부 감사로는 역부족

허영 의원 "새마을금고 내부통제·사고 예방 수준 미흡 여전…감독체계 일원화 시급"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714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77억6700만원(24.8%)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신뢰의 금융'을 내세운 새마을금고에서 임직원들이 고객 돈을 빼돌리거나 불법대출에 가담하는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8년간 새마을금고에서 터진 사고액만 714억원, 이 중 417억원은 고객 예금과 현금시재를 직접 손댄 '횡령'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올 8월까지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714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77억6700만원(24.8%)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46억8800만원 수준이던 사고액은 2020년 171억96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는 8월까지 집계액만 36억5600만원이 발생, 지난해 연간 규모(29억7600만원)를 훌쩍 넘어섰다.

사고 유형별로는 횡령이 84건(429억원)으로 압도적이었다. 가담자는 부장(18명)이 가장 많았고 주임(14명), 전무(11명), 이사장·과장·대리(각 10명) 순이었다. 이들이 손댄 자금은 대부분 예금·대출금·예탁금·현금시재 등 고객 자산으로 고객 피해 규모만 417억원에 달한다.

무담보·허위 대출 등 불법대출 사고도 13건(170억4500만원)이나 발생했다. 이 중 52억2700만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으며, 이중 9건에 이사장이 연루됐다. 올해 경북의 한 금고에서는 19억원 무담보 대출 사건에 계장부터 이사장까지 6명이 한꺼번에 가담한 사례도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의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새마을금고는 금융업을 영위하지만 감독 주체가 금융당국(금융위, 금융감독원)이 아닌 행정안전부에 있다. 금융권에 준하는 영업을 하면서도 내부통제 기준이 금융당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행정안전부와 금융당국은 올해 4월부터 새마을금고에 대한 '정부 합동감사'를 진행 중이지만 "사고 예방보다 사후 적발 중심의 관리체계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도 나왔다.
◆…허영 의원. 사진=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은 "새마을금고가 광고와 캠페인으로 '신뢰'를 내세우지만 정작 내부통제와 사고 예방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라며 "동일 업무-동일 규제 원칙하에 감독체계를 금융당국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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