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챙긴 금융, 지방으로 돌린다…이억원 ‘지방우대 금융’ 선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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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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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까지 지방 정책금융 45%로 확대…`28년에는 年 지방공급액 120조원으로 +25조원

민간금융도 규제 완화·인센티브 강화…‘지역재투자평가’ 실효성 높인다

정책금융기관 지역 거점 강화…‘남부권 투자금융본부’ 모델 전국 확산

이억원 “수도권 집중이 모든 문제의 뿌리”…금융위, 지역균형발전 결단 촉구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방우대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정책금융의 지방 공급 비중을 2028년까지 45%로 확대하고 지방에 대한 자금공급을 연 120조원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이 수도권만 바라봐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며 "정책금융·민간금융 모두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2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지난 9월 출범한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의 두 번째 회의로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우대 금융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책금융기관, 은행연합회, 부산은행 등 금융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부산시, 비수도권 소재 스타트업·중소·중견기업 7개사 등 지역의 금융수요자가 모여 '지방우대 금융'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역 성장을 뒷받침하는 비전을 함께 논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생산적금융 대전환을 강조한 이후 자금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금융회사별로 생산적금융 대전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주력산업의 활력제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지수는 3800선을 넘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대감에 알맞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제시한 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 과제인 '지방우대 금융'과 관련해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서 비롯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도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자금의 수도권 쏠림에 일조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방에 대한 전체 기업대출(36.6%)이나 벤처투자(24.7%) 비중은 물론 정책적 목적으로 설립된 정책금융기관의 자금공급(40.0%)도 지방의 인구(49.4%)나 GRDP(47.6%)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뿐만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위해 정부와 금융권(정책금융·민간금융) 모두가 전략적인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금융 수요자들이 '지방 우대'를 체감하고 지역의 기업들이 대한민국 성장엔진의 한 축으로 다시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지방우대 금융' 전환을 위한 대표 과제를 소개했다.

첫째로 정책금융은 지방에 공급되는 전체 공급규모를 늘리고 지역맞춤형 상품을 대폭 확대해 지방을 최대한 우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4개 정책금융기관에 '지방금융 공급확대 목표제'를 신설해 올해 약 40%인 지방공급액 비중을 2028년까지 45%로 5%p 이상 상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8년에는 지방에 대한 연간 자금공급액이 현재보다 25조원 증가한 12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 기관은 연도별 지방 공급 목표를 수립하고 정책금융협의회 등을 통해 계획과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정책금융기관들은 정책금융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지방이전기업, 지역주력산업 및 지역경영애로 기업 등에 대해 한도·금리 등을 우대한 지방 전용 대출·보증상품 신설, 기존 우대항목 강화 등을 통해 더 많은 자금을 더 낮은 금리로 제공해 지역기업의 자금갈증 해소에 기여할 계획이다. 지역 중소·벤처기업, 지역 인프라, 지역특화기업 등에 투자하는 지역 전용 펀드도 조성해 민·관이 함께 투자를 통해 지역의 성장을 촉진한다. 또한 생산적 금융의 상징인 '국민성장펀드'도 미래 성장동력인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조성액의 40% 수준을 지방에 투자할 예정이다.

둘째로 은행·상호금융·저축은행 등 민간 금융권도 지방에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하도록 규제를 개선한다. 지방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에 대해서는 예대율 규제수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여 내년 중 적용하고 '지역재투자평가'가 실효성을 갖추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간다. 또한 지방은행의 영업망이 작은 한계를 극복해 지방금융 생태계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인터넷은행 및 지방은행 간의 공동대출, 지방은행 간 대리업 활성화 등 적극적인 협업을 보다 활성화한다.

셋째로 정책금융기관의 지역 거점체계를 확대·강화해서 지역수요에 맞는 금융이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되도록 한다.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권역별 거점본부의 기능과 역량을 강화해 지역의 청년·기업인들이 본부에 올라가지 않고도 중요한 대출과 투자심사가 이뤄지도록 한다. 본사와 같은 투자심사 기능을 갖춰 지역본부 자체적인 판단으로 대부분의 지역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는 산은의 남부권 투자금융본부와 같은 지역 중심 금융체계를 충청권 등 타 권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각 기관별로 흩어진 지역벤처·보육시설을 확충하고 기관별 보육 프로그램 간 개방·연계를 통해 지역의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보육 효과성을 제고하고 부족한 벤처생태계를 보완한다.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동남권투자공사'도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및 기관들과 충실히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기업 및 산업현장 관계자는 지방에 더 좋은 조건의 자금을 더 많이 제공할 계획에 대해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지역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특히 자동차부품 등 전통 수출산업이 많은 동남권 지역 기업들은 관세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관세충격 완화를 위한 금융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한편 지방지역에 투자하는 전용펀드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각 지방이 보유하고 있는 산업적 역량이 우리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민간기관과 정책금융기관이 힘을 합쳐 총력 지원하겠다면서 전달받은 의견을 토대로 관계부처, 기관 및 지자체가 협업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방 우대정책을 정교하게 만들고 집행해나가겠다"고 발언했다.

이어서 이억원 위원장은 건설 중장비용 유압실린더를 국산화 및 수출해 분야내 글로벌 Top 5 기업이 된 부산 소재 지역 중견기업인 '에스에이치팩'을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의 생산설비를 둘러보며 관련산업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에스에이치팩과 같은 지방의 우량기업이 고용·생산·소비 등 지역경제에 갖는 의미와 현지 기업의 애로에 대하여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소통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현장방문을 마무리하며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을 현장에서 직접 보니 그 중요성이 더 남다르게 느껴진다"며 "금융이 지방의 혁신과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하며 실제 수요를 기반으로 한 정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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