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속 2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경제 성장 둔화와 에너지 수요 약세 우려를 키우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12월물 선물은 전장 대비 0.28달러(0.46%) 하락한 배럴당 61.01달러에,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선물은 0.02달러(0.03%) 내린 57.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모두 이날 장 초반 1달러 이상 하락했으며, 5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주에도 2% 이상 하락하며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여기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6년 공급 과잉 전망을 제시한 영향도 반영됐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공급 과잉 우려가 이제 시장에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2026년을 내다보는 시점에서 플로팅 저장시설과 내륙 탱크 채우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최근 보기 드문 강한 약세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두 선물 계약은 '백워데이션'을 유지했다. 이는 즉시 인도 가격이 이후 인도분보다 높은 구조를 의미하며, 단기 공급이 타이트하고 수요가 견조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그러나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지난 16, 17일 '콘탱고'를 보였다. 이는 향후 인도되는 원유 가격이 현재보다 높아 저장 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원유를 보관하고 나중에 판매하려는 거래를 유도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은 무역 전쟁을 재개하며 양국 간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에 추가 항만 요금을 부과하는 등 맞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화물 흐름을 교란할 수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지난주 미국과 중국에 무역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하며, 두 경제 대국 간 디커플링이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생산량을 최대 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