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정원장 추가 조사 전망..."신병 처리 방침 정해진 것 없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20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노 전 사령관 조사는 지난 6월 대검찰청에 고발돼 특검에 이첩된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 관련"이라며 "노 전 사령관은 혐의 관련 질문에 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배후에서 공모한 '민간인 비선'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는 비상계엄 선포 후 수행 계획은 물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오물풍선'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수거 대상'으로 규정한 주요 정치인들 '처리 방안'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그러나 노 전 사령관은 수첩 내용에 대한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고, 특검팀은 그의 피고발 혐의 중 내란목적살인 예비음모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보는 "예비음모 혐의는 상당한 법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라며 "수첩 하나만 가지고는 (혐의 성립이) 어렵고, 여러 가지 정황을 같이 검토해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국정원법 위반 및 위증,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구속영장 청구 문제에 대해 "피의자에 대한 신병 처리 및 기소 여부는 조사 후에 결정된다"며 "방침이 없다는 게 특검팀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지난 15일과 17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18일에는 2차 조사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조서 열람도 이뤄졌다. 박 특검보는 "2차 조사 때 준비한 질문이 다 소화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좀 더 보강한 뒤 추가 조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