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12조 눈앞… "내년 13만원 간다"

신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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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12조 '어닝 서프라이즈'…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이익 예고

HBM4·2나노 동시 가동, 상반기 반도체 이익 최대 28조 전망

5개월간 주가 80% 상승, 내년 상반기 목표가 최고 13만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데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AI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반도체 부문이 본격 회복세에 들어섰고, HBM(고대역폭 메모리) 출하 증가와 파운드리 가동률 개선이 맞물리며 수익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026년까지 이어질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중심축으로 복귀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강세에 실적 '역대급'4분기 영업이익 12조 안팎 전망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8.7%, 영업이익은 31.8% 늘었다. 5분기 만의 '10조 클럽' 복귀이자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 분기 이익이다. 반도체(DS) 부문이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로 급반등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갤럭시Z폴드7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MX) 부문도 견조한 수익세를 이어갔다.

호실적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3조~86조원, 영업이익은 11조5000억~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5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5~30%, 낸드플래시는 5~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반등을 이끈 핵심은 HBM이다. 회사는 9월 엔비디아의 HBM3E 12단(12-Hi) 품질 인증을 통과하며 공급을 확정했고, 내년에는 차세대 HBM4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HBM3E는 기존 8단 제품보다 용량과 대역폭을 크게 높인 차세대 제품으로, AI 반도체의 부품으로 꼽힌다. 삼성은 올해 HBM 생산량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HBM 매출이 D램 전체의 1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반도체 이익 25~28HBM4'두 번째 도약'

증권가는 2026년 상반기를 주목한다. AI 수요 확산과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상반기 누적 25~28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2018년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다. 삼성전자는 HBM3E를 기반 매출 확대와 함께 차세대 HBM4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BM4는 12~16단 적층 구조와 1감마(6세대) 공정을 적용해 용량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파운드리 부문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삼성은 지난 7월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2나노 공정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퀄컴에도 2나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샘플을 제공하며 협력을 복원했다. 내부적으로는 2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2600'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할 계획으로, 외부 수주와 내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투자도 본격화됐다. 삼성은 현지에 170억달러를 투입해 2026년부터 2나노 웨이퍼 양산에 나선다. 이는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미 정부의 'CHIPS법' 대응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증권가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축이 모두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며 내년 삼성전자 실적이 '투트랙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환경은 제한적인 공급 상황 속에서 강력한 수요로 기대 이상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메모리 업사이클이 더 길고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10만 전자' 안착, 낙관 시 13만원까지대외변수는 여전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5개월 만에 약 80% 급등했다. 20일 주가는 9만8100원에 마감하며 2021년 1월 이후 4년 9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 '10만 전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증권가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연말 기준 주가 밴드는 9만5000~11만원, 내년 상반기에는 11만~13만원으로 제시됐다. 흥국증권은 "업황과 사업 경쟁력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손인준 연구원은 "HBM3E 12단 본격 공급, HBM4 진입, 파운드리 2나노 고객 확대가 주가 추가 상승의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하며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HBM 공급망 다변화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도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11만1000원, 골드만삭스가 10만9000원으로 각각 올렸다. UBS도 메모리 업황 개선을 이유로 목표가를 8만5000원으로 상향하며 "D램 가격은 분기별 5%, 낸드는 7%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의 공통된 진단은 '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2026년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서며 대형 매수세가 이어졌고, 국내 기관과 연기금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AI·반도체 테마 ETF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패시브 수급 역시 주가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4배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기준(1.7배)에 미치지 않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가전·IT 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AI 투자 사이클에 영향을 미치며 내년 상반기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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