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부 반발..."무책임하고 부적절", "해당 행위 아닌가"
구친윤계 반박..."아무 일도 아니다", "힘 남으면 민주당과 싸워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을 두고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제2의 내란 선동"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당의 대표가 그런 내란 수괴를 응원하다니 국민에 대한 심각한 배반 행위"라며 "국민의힘이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받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님을 면회하고 왔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쳐 들어왔을 때, 그 내란의 밤 기억이 생생한데 다시 무장이란 단어를 들으니까 제2의 무엇을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섬찟했다"며 "국민과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망언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란에 동조한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내란 세력과 손잡고, 단단히 무장한 내란 수괴 피의자와 또 다른 계엄을 꾸미자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반발과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옹호 의견이 충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19일 당 의원 온라인 대화방에서 "당 대표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부동산, 관세 등으로 이재명 정부에 균열이 생기고 있고, 우리 의원들이 힘을 모아 싸우고 있다"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명해 주길 바란다"고 장 대표에게 촉구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만하시죠"라고 적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페이스북에 "부동산, 김현지, 민중기 등으로 간만에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지는데 이렇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은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일침했다.
반면 구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장 대표를 옹호했다. 장 대표가 과거 전당대회 당시 '적절한 시점'에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공약했고, 그것을 지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민전 의원은 의원 대화방에서 "(윤 전 대통령 면회는) 우리가 의연하게 나가면 아무 일도 아니다"며 "우리 스스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고 김재섭 의원에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한 김민수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의원들은 더 이상 당원의 뜻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를 중지하기 바라고, '당을 나락으로 빠트리는' 발언에는 신중을 더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받아쳤다.
김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자빠트리는 민주당과 싸우기도 벅차다"며 "제대로 된 화력, 힘이 남으면 자유대한민국 해체하는 민주당에 쏟으라"고 주장했다.
과거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두고 "범야권이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는 행보냐"며 "심각한 오판"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보수를 한길 낭떠러지에 빠뜨린 윤 전 대통령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는 뭔가"라며 "윤 전 대통령과 손을 잡는 행위는 스스로 보수의 몰락을 재현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