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미 전역에서 열린 가운데, 공화당은 이를 반미적 정치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은 19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의 '디스 위크'(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폭력은 없었지만 시위 메시지는 반미적이며 위험한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을 비난하고, '파시스트는 죽어야 한다'는 등 매우 폭력적인 언사가 담긴 영상과 사진을 갖고 있다"며 "난 그것이 결코 애정 어린 시선이나 우호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친미적인 발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이번 시위가 민주당이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인 '정치적 연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금 정치적 보호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는 정부를 폐쇄했고 그들은 보여주기용 '쇼'가 필요했다. 이번 시위가 그 일부"라고 했다.
존슨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왕이었다면 지금 정부는 정상 운영 됐을 것이다. 그는 정부를 폐쇄하지 않았다. 워싱턴 D.C. 내 '더 몰(The Mall)' 역시 그가 닫지 않았기에 (반트럼프)시위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의장은 시위가 마르크스주의 이념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위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메시지와 이념이 문제다. 이것은 미국의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위험한 이데올로기이며 매우 비미국적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위 직전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쳐스'(Sunday Morning Futures)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왕이라고 부른다. 나는 왕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날 '트럼프 워룸'(Trump War Room) 계정에는 왕관을 쓰고 웃고 있는 대통령의 사진이 게시됐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반대하며 벌어진 것으로 전국적으로 약 2700곳에서 진행됐다.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이뤄졌으며, 주최 측은 약 700만 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동물 모양의 인형 탈을 쓰고 거리에서 춤을 추거나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팻말을 들며 행진했다. 이는 트럼프가 올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세 번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