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셧다운(연방정부 일시 업무 정지)'이 13일(현지시간) 13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수도 워싱턴DC의 주요 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이 운영을 중단했다.
CNN에 따르면 스미소니언 재단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10월12일부터 스미소니언 박물관, 국립동물원, 연구센터가 일시적으로 폐쇄된다"고 밝혔다.
스미소니언 재단 소속 19개 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은 지난 1일 시작된 셧다운 이후에도 이전 회계연도 예산을 사용해 운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해당 예산이 소진되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국립동물원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동물들은 계속해서 먹이를 주고 돌볼 예정"이라며 "실시간 영상을 제공하는 라이브 캠은 운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싱크 탱크 '초당적정책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BPC)가 주요 기관의 셧다운 비상 계획을 검토한 결과, 약 140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무급 휴직에 들어갔거나 무급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에는 4000명 이상의 연방 직원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은 민주당이 공화당의 단기 예산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셧다운 사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당파적 요구를 내려놓고 부대 조건 없는 '클린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미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 사태로 치달을 것"이라며 "정부를 다시 개방하고 연방 공무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정치적 몸값을 요구하지 않겠다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원칙이 지금 공화당의 입장과 같다. 우리는 미국 국민이 당파적 요구의 인질이 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13년 공화당이 오바마케어(ACA) 예산을 삭감하려 하자 정부는 16일간 셧다운에 들어간 바 있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올해 말 만료되는 ACA 세액 공제 연장과 저소득층 의료지원 복원이 사태의 핵심이다. CNN은 "상원이 15일 회기를 재개하더라도 합의 도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정부 셧다운이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의 '모닝스 위드 마리아'(Mornings with Maria)에 출연해 "언론이 셧다운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된 가장 큰 이유는 주류 언론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 사안을 축소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셧다운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민주당이 이번 주말 워싱턴에서 열릴 '노 킹스(No Kings)'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합의에 나서지 않는 것 같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만약 그렇다면 '노 킹스'는 곧 '노 페이첵스(no paychecks)'를 의미한다. 급여도 없고 정부도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