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연락하게 됐다"는 말로 A씨에게 접근했고, 출연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3'에 대해 이야기하며 친밀감을 형성했다.
특히 사칭범은 AI로 만든 공항 셀카 사진과 위조 신분증을 보내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이들이 내민 자동차운전면허증에는 '000729-2075649'라는 주민등록번호가 있다. 하지만 이정재의 생년월일은 1972년 12월 15일. 위조 신분증에 이정재가 25살일 수밖에 없는 터무니없는 날짜가 적혀있는 것이다.
이후 일당은 팬미팅 VIP 카드를 만든다며 1000만원을 요구하고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는 핑계로 수천만원을 추가로 송금받았다. 게다가 '이정재의 경영진'이라며 등장한 공범은 "직접 만나게 해주겠다"며 600만원을 더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사칭범에게 뜯긴 돈은 6개월간 총 5억원에 달했다.
밀양경찰서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사칭범은 A씨에게 "나를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뻔뻔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은 캄보디아 조직과 연관성을 포함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로맨스 스캠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은 이성적 관심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신뢰를 쌓고 금전을 갈취하는 신종 온라인 사기 수법이다. 최근 AI 기술을 악용한 연예인 사칭형 로맨스 스캠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