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초연 때 정성화 배우가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잘할 수 있겠다’고 팬의 입장으로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생각보다 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많고 극의 중심으로서 준비할 게 많아 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또 “관객들이 저를 영화배우로 많이 봐왔던 터라 무대에 있는 저를 흥미로워하시는 것 같다”며 “공연을 보는 동안에는 영화배우라는 것도 잊고 그에 걸맞은 뮤지컬 배우로 바라봐주신다. 수많은 관객의 에너지를 받는 그 즐거움에 무대에 서고 있다:고 무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정성화는 “황정민 선배는 성실함의 대명사”라며 “10시 연습 시작인데 7시 반에 오셔서 연습하고 계신다. 괜히 ‘천만 배우’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고 극찬했다.
고난도의 퀵 체인지와 감정연기를 동시에 소화해야하는 캐릭터인 터라, 체력적인 부담도 상당하다. 다니엘에서 다웃파이어로의 변신은 단 8초만에 이뤄지며, 매 회차 약 20여 차례에 달하는 실시간 의상 교체가 진행된다. 황정민은 “다음 시즌은 못 할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뼈마디가 쑤신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정성화는 “할머니 의상이 지퍼가 없고 갈아입을 시간도 없어 화장실을 못 갈 정도”라고 거들었다.
같은 역할을 맡은 세 배우는 자신만의 ‘다웃파이어’를 설명했다. 초연 멤버인 정성화는 다니엘 역이 “성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안무와 연기, 루프 머신까지 굉장히 많은 것을 포함하는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개그맨 시절의 코미디 감각, 틴틴파이브 시절의 비트박스, '뮤지컬에서 얻은 연기까지, 내 모든 삶을 총망라한 것을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상훈은 “두 형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배우면서 저만의 다웃파이어를 만들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특히 “초연부터 이 작품을 해왔던 정성화 형님이 길을 잘 잡아주신 덕분에 황정민 형님과 제가 많이 헤맸는데 잘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은 부모의 이혼으로 흔들리는 한 가족 앞에 다웃파이어라는 특별한 존재가 등장하며 기적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초연에 비해 ‘가족애’에 초점이 맞춰진 점이 눈길을 끈다. 세 배우 역시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가족’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화는 초연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초연 때는 코미디와 유머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다니엘이 오죽하면 자기 집에 할머니 분장을 하고 들어갔을까’라는 근본적인 이유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황정민 선배님이 오시면서 슬쩍 보여주시는 연기를 보고 ‘아, 저거였구나’를 느꼈다”면서 “셋이 시너지를 많이 주고받는 시즌이 됐다. 코미디를 생각하고 오셨다가 펑펑 울면서 나간다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작품의 핵심 메시지인 ‘가족’에 대해 정성화는 “나이가 들수록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가족은 결국 우리 자신을, 나를 존재하게 하는 곳”이라며 “‘사랑이 있다면 가족은 하나로 묶여 있는 거다’라는 마지막 대사가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훈은 다니엘이라는 캐릭터가 “다웃파이어를 통해 자기가 되고 싶어하는 인물을 만들고, 그 인물을 통해 자신도 배워가는 것 같다”면서 “이 뮤지컬을 하면서 저 역시 성장하고 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우리를 성장시키는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니엘 역에 황정민·정성화·정상훈을 비롯해 미란다 역에는 박혜나·린아, 스튜어트 역에는 이지훈·김다현, 리디아 역에는 김태희·설가은 등이 함께 한다. 공연은 12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