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고 가야" "내부 갈등 조장" 당내 기류 엇갈림 속에서
친한계 일각에서는 "큰 파장 글쎄…빨리 해치우자"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17일 비공개로 열린 당무감사위원 임명식에서 "당헌과 당규에 입각해 원칙에 맞는 당무감사위원회가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구체적인 사건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이 게시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강성 이미지가 겹치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당원 게시판 의혹' 진상 규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취임 이후에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당원에게 공개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는데, 강성 성향의 이호선 국민대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에 앉힌 것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는 게 맞다"며 "이 때 다르고 저 때 다르면 리더로서 신뢰받을 수 없기에 당원들에게 반드시 해명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털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언젠가는 정리해야 할 문제였고 더이상 질질 끌 수 없다"는 것이다. 장 대표 역시 당원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지도부 차원의 해결 의지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반면 친한계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국정감사 등 대여 공세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은 "강성파에서 내부 총질 얘기를 자주했는데, 총질은 그쪽에서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몇 몇 의원들은 내부 갈등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친한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과거 태도와 바뀌었다고 꼬집으며 그의 행보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지난해 11월에 (장 대표가) 뭐라고 그랬냐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게 왜 문제냐. 그 내용도 별거 없고 익명게시판 아니냐. 그리고 매크로 돌린 것도 아닌데 그게 뭐가 문제냐'고 방송에 나와서 장광설을 늘어놨던 분"이라면서 "그런데 갑작스럽게 이게 해당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에 했던 얘기와 정반대의 말이나 행동을 계속하고 있어 이해가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안이 예상만큼 큰 파장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친한계 의원은 "(지도부) 내부에서 당원게시판 문제를 이슈화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우리에게) 특별한 파장은 없는 것 같다"며 "(일부는) 이 사안 자체를 그렇게 걱정하면서 보거나 그러진 않다. 이번 지도부가 이 의혹을 메인 이슈로 끌고 가 다시 한 번 싸움 전선을 찾아서 본인들이 부각될 수 있는 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그렇게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진 않아 이 부분에 대해 특별히 깊은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며 "왜 그러는 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빨리 해치우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