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엔 '제12회 부산여성영화제' 개막
11월 7~9일 ‘2025 다큐필름페스티발’
부산의 10월은 누가 뭐래도 ‘영화의 계절’이다. 해마다 10월 첫째 주 수요일 개막(올해는 9월에 열렸다)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때문만은 아니다. 부산에서는 BIFF 말고도 크고 작은 영화 축제가 일 년 내내 열리고 있다. 특히 10월엔 색깔이 뚜렷한 주제별 영화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열리며 시네필들을 유혹한다.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부산을 또다시 영화의 바다로 일렁이게 할 영화제들을 소개한다.
∎제16회 부산평화영화제
(사)부산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하는 제16회 부산평화영화제가 24일부터 사흘간 부산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평화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막을 올리는 올해 영화제 상영작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길을 찾는 질문들로 가득하다.
24일 오후 7시 시작하는 개막식에 이어 개막작 ‘3학년 2학기’가 상영된다.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는 고등학교 시절 마지막 학기를 학교가 아닌 낯선 공장에서 보내게 된 중소기업 현장 실습생의 성장을 다룬 드라마. 지난해 제29회 BIFF 4관왕(올해의 배우상,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 KBS독립영화상, 송원시민평론가상)을 비롯해 서울독립영화제 3관왕, 올해 무주산골영화제 2관왕 등 영화제 10관왕 타이틀을 획득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기획전에서는 1990년대 대학생과 노동자들의 연대를 다룬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조정래 감독), 재일조선인 고 김동일의 흔적을 좇는 다큐멘터리 ‘기억 샤워 바다’(임흥순 감독), 4대강 사업의 이면을 파헤친 ‘추적’(최승호 감독)이 상영된다.
총 691편이 출품된 경쟁 공모전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14편의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3편을 선정해 ‘꿈꾸는 평화상’ 등 3개 부문에 대해 시상하고 관객 투표를 통해 ‘도란도란 관객상’을 뽑는다. 대상 격인 ‘꿈꾸는 평화상’ 수상작은 26일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 중구 ‘보수동책방골목 어린이도서관’과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무료로 상영된다. 예매 정보와 상영 시간은 공식 홈페이지(bpf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51-469-8451.
∎제12회 부산여성영화제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엔 (사)부산여성사회교육원이 주최하는 제12회 부산여성영화제가 모퉁이극장에서 개막한다. 11월 2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영화제는 개막작 안토넬라 수다사시 푸르니스 감독의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을 비롯해 17편이 관객과 만난다.
제29회 BIFF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 상영된 개막작은 스무 명의 코스타리카 여성 구술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여성의 몸과 성을 둘러싼 경험과 상처, 치유를 다뤄 영화제 슬로건인 ‘몸의 평화를 기원합니다’의 주제 의식이 잘 반영됐다.
본선 상영작 17편은 579편의 장·단편 공모작 중 선정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새 가족을 꾸리고 싶은 탈북 청소년의 고군분투기인 ‘공무도하’(한정국 감독), 퀴어 이슈를 다룬 다큐 ‘첨벙’(김다연 감독), 가족 문제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푼 ‘믿음직한 딸’(김남현 감독) 등이 있다.
여성단체연합과 함께하는 ‘컬래버 섹션’도 눈여겨보자. 지난해 BIFF(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와 서울독립영화제(관객상)에서 주목받은 황슬기 감독의 ‘홍이’와 여성의 성장기를 담은 한지원 감독의 애니메이션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전체 일정과 상영 시간, 예매 정보는 홈페이지(bwff.qshop.ai)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51-802-6083.
∎2025 부산다큐필름페스티발
영화 축제를 통해 부산에서 지속 가능한 다큐 영화 생태계의 씨를 뿌리는 첫걸음이 시작된다. 다큐멘터리 창작자 공동체인 오지필름과 부산다큐필름페스티발 집행위원회가 함께하는 2025 부산다큐필름페스티발(부다페스트)이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북구 무사이극장과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펼쳐진다.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선보이는 개막작은 안창규 감독의 ‘스탠바이, 액션!’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의 투쟁적인 삶과 세월호 희생자 고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씨의 기록하는 삶을 교차해 조명한 작품이다. 영화는 그들의 꿈을 함께 새기며, 그 의미와 현재성을 짚어본다.
폐막작으로는 홍진훤 감독의 ‘오, 발렌타인’이 소개된다. 실패한 노동 혁명가 조성웅과 민중 가수 우창수를 통해 자본주의 바깥에서의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개막작을 제외한 10편의 다큐는 모두 무사이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부다페스트 집행위원회는 단순한 기록 영화 상영에서 한 발짝 나아가, 토론과 현장 경험 공유를 통해 연대로 이어지기를 꿈꾼다. 네이버블로그(blog.naver.com/budocfest)와 인스타그램에서 전체 상영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이메일(budocfest@gmail.com)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