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은 하루, 피로는 한 달” 감독하는 교사들 ‘한숨’

이상배 기자
입력
수정 2025.10.22. 오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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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 수능 응시자 2만 8883명
‘황금돼지띠’ 영향 작년보다 5.6%↑
고사장, 시험 감독관 수 함께 늘어
사실상 강제 투입되는 일선 교사들
“노동 강도·민원 부담 높다” 호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0일 남겨두고 마지막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4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주 앞으로 다가오자 시험 감독을 맡게 된 일선 교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교사들의 체력과 인내심이 함께 시험대에 오른다. 사실상 강제 차출에 가까운 근무로, 몇 시간을 꼿꼿이 서 있는 건 기본이고 수험생의 한숨 한 번에도 신경이 곤두서는 긴장감이 하루 종일 이어지기 때문이다.

2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부산 지역 수능 응시자는 2만 8883명으로 지난해보다 5.6% 늘었다. 특히 ‘황금돼지띠’인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졸업예정자)은 1만 9952명으로 전년 대비 9.9%(1794명) 증가했다.



응시생이 늘면서 고사장과 시험 감독관 수도 껑충 뛰었다. 시교육청 중등장학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과 대외비 사항이 있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시험장과 감독관 모두 응시생 증가폭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부산은 58개 고사장에 시험 감독관이 4000명 이상 투입됐다.

문제는 시험 감독 업무가 교사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기피 업무라는 점이다. 형식상 자원제지만 현실은 “진단서 없이는 못 빠지는 구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수당은 하루 16만~18만 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노동 강도와 민원 스트레스를 감안하면 “차라리 안 받고 안 하고 싶다”는 교사들도 많다.

올해 감독관으로 나서는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수능 감독은 체력과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이라며 “하루 종일 화장실 갈 틈도 없고, 4교시엔 두 시간 넘게 서 있어야 한다. 냉난방기 온도 하나, 수험생 얼굴 확인 하나에도 민원 걱정이 따라붙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심지어 수험생의 외모나 안경 착용으로 본인 확인이 애매할 때도 자칫 ‘불쾌했다’는 민원이 제기될까봐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정열 부산교사노조 중등부위원장은 “교사들은 단 하루의 시험을 위해 수주간 업무를 중단하고 비교육적인 긴장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민원에 휘둘리지 않고 학생과 교사가 모두 존중받는 시험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6일 교육부에 수능 종사요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6대 항목을 제출했다. 교사 1만 4080명이 서명한 요구안에는 △수능감독수당 현실화 △3·4교시 연속 감독 제한 △감독관용 의자·책상 제공 △방송 장비 관리 외주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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