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방검진 불참 여성, 25년 후 유방암 사망률 40% 높아

윤여진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
4기 진단 위험 3배 이상 높아
좋은문화병원 “조기·정기 검진”
좋은문화병원 유방외과 정창신 과장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검진 시기와 주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첫 유방 촬영(맘모그래피) 검진에 참여하지 않은 여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첫 검진에 참여한 여성에 비해 40% 높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첫 유방촬영 검진이 단순히 한 번의 검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의 건강 궤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20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팀에 따르면 1991년~2020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유방촬영 검진 대상이 된 여성 43만 2775명을 최대 25년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J 최신호에 게재됐다. 스웨덴 유방 검진 첫 대상자는 2005년 이후엔 40세, 그 전엔 50세였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 중 32.1%(13만 8760명)이 첫 유방촬영 검진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첫 검진대상 여성 3명 중 1명 꼴이다. 문제는 첫 검진에 불참한 여성들이 이후 검진에서도 지속적으로 낮은 참여율을 보였다는 점이다. 검진 10회 동안 첫 검진 참여자는 평균 8.74회 검진을 받은 반면, 불참자는 평균 4.77회 검진에 그쳤다. 분석 결과 첫 검진 불참자가 두 번째 검진에도 불참할 위험은 7배 이상 높았고, 10번째 검진 불참 위험은 3배 높았다. 첫 검진 참여가 이후 장기적인 검진 행동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가 되는 셈이다.

연구결과 25년간 누적 유방암 사망률은 첫 검진 불참자의 경우 1000명당 9.9명으로, 참여자(7.0명)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령을 비롯한 교육수준, 소득, 결혼 상태, 출산력, 동반 질환, 가족력 등 다양한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불참자의 유방암 사망 위험비는 1.40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발생률 자체는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같은 기간 누적 발생률은 참여자 7.8%, 불참자 7.6%로 거의 동일했다. 불참자의 높은 사망률은 유방암 발생이 많아서가 아닌 발견이 늦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첫 검진 불참자는 검진을 놓친 후 증상이 나타나 발견되는 유방암 비율이 2.6%로, 참여자의 0.7%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첫 검진에 불참한 여성은 4기 유방암으로 진단될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조기 발견의 기회를 놓쳤을 때 얼마나 심각한 결과가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불참자의 유방암 사망 위험비(1.40)는 비유방암 사망 위험비(1.27)보다 높았다. 불참자가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검진 불참에 따른 유방암 발견 지연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가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첫 검진 불참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이라며 “첫 검진 불참자를 조기에 포착해 적극 검진에 참여토록 한다면 유방암 사망률을 의미 있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국내 의료진도 공감을 표했다. 좋은문화병원 유방외과 정창신 과장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검진 시기와 주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며 “정기적인 검진만 제때 받으면 유방암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20대부터는 매달 자가검진을 생활화하고, 40대 이후에는 의료기관을 통한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나 호르몬 복용 이력, 조기 초경, 늦은 폐경 등의 위험 요인이 있을 땐 30대부터 주기적 검진이 권장된다. 정 과장은 “젊을수록 자가 검진을 소홀히 하기 쉬운데,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좌우하는 만큼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자주’ 검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