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
아이 굶긴 뒤 병원도 데려가지 않아
망언 일삼고 사망 당일 술 마시기도
부산에서 생후 18개월 된 아들을 굶겨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대법원에서 징역 15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아동학대살해)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아동 관련 기관 10년 취업 제한과 아동 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A 씨 상고를 기각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1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생후 18개월이 된 아들 B 군을 유기하고 방임해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망 당시 B 군 체중은 4.98kg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8개월 남아 정상 체중인 11.72kg 기준으로 40% 정도에 불과했다.
부산지법은 올해 4월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아동 학대에 유죄가 인정된다”며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운 형편이 있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아동을 살해해 엄히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 측은 “피해자가 사망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항소했지만, 부산고법은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치료나 영양 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며 “다른 사인도 아니고 영양실조로 굶어 죽어 원심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B 군은 숨지기 사흘 전 눈이 뒤집히며 경련을 일으켰지만, A 씨는 금전적 이유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밥과 물만 준 것으로 조사됐다. 분유 가루를 많이 타면 B 군이 배변을 많이 본다는 이유로 권장량보다 분유를 적게 준 사실도 확인됐다. A 씨는 B 군이 사망한 당일 집안에 B 군을 혼자 방치한 뒤 밖에서 지인과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인에게 ‘밥 주는 것도 귀찮다’ ‘내 배에서 저런 악귀가 태어났다’는 말뿐 아니라 ‘웃는 소리 듣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왜 안 죽냐’ 등의 말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수도권 한 병원에서 태어난 B 군에 대한 출생 신고도 하지 않았다. B 군 사망은 A 씨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