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식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역대 최다 손님 부른 ‘서른 잔치’ [BIFF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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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6일 열흘간 항해 마무리
역대급 게스트, 영화팬과 만남
총 387회 프로그램 진행 ‘호평’
경쟁 부문 첫 상영마다 레드카펫
엔딩 크레딧 땐 관중들 기립박수
예매 시스템 불안·개막식 지연
예년 문제 반복… 내년엔 달라야
지난 17일 개막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항해를 마치고 지난 26일 ‘부산 어워드’ 시상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지원 인턴기자


상차림은 화려했고, 손님도 북적였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역대 최다 참가자인 23만 8697명을 동원하며 지난 26일 열흘간의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정한석 집행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막이 오른 ‘서른 잔치’를 두고선 대체로 행사를 잘 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려해진 게스트, 가까워진 거리

BIFF는 올해 행사를 준비하면서 역대급 게스트 라인업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영화팬들의 관심을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파르 파나히, 마르코 벨로키오, 기예르모 델 토로, 마이클 만, 션 베이커, 마르지예 메쉬키니, 코고나다, 매기 강, 실비아 창 등 시네필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입이 벌어질 거장들을 만날 수 있었다. 줄리엣 비노쉬, 양가휘, 허광한, 밀라 요보비치, 서기, 양조위, 저스틴 민, 니시지마 히데토시 등 해외 스타들도 팬들 앞에서 손하트와 볼하트를 날렸다.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만이 아니었다. 팬들은 횟수가 늘거나 새로 기획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와 어울리고 눈을 맞췄다. BIFF는 올해 323회의 게스트와의 만남(GV)을 포함해 모두 387회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아주담담’에서는 현봉식, 이준혁, 김재화, 윤경호 등 신스틸러 6명이 감동적인 얘기를 들려줬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은 싱어롱 상영회와 ‘오픈토크’를 통해 ‘K컬쳐 본국민’의 자부심을 안겼다.

시네필들은 거장들의 ‘마스터 클래스’에 귀를 기울였고, 젊은 팬들은 ‘액터스하우스’에서 김유정과 손예진, 니노미야 카즈나리, 이병헌과 추억을 쌓았다. 특히 올해는 줄리엣 비노쉬와 양조위, 저스틴 민 등 스타 이벤트가 후반부에도 이어져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었다.

■경쟁 부문 도입이 선사한 재미

신설된 ‘경쟁 부문’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아시아 영화의 오늘을 조명하고 내일을 이끌 14편의 작품을 후보작으로 선정한 경쟁작 상영은 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언론을 통해 접하던 유럽의 경쟁영화제를 경험하게 했다.

영화제 기간 하루 2~3편씩 진행된 경쟁 부문 첫 상영은 상영관인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입구 계단에서 시작됐다. 감독과 배우 등 각 작품의 주인공들은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 아래에서 BIFF 집행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곧장 계단을 올라 현장에 운집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포토콜 시간을 가진 후 극장으로 입장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무대에 올라 간단한 작품 설명을 한 후 객석 가운데에서 관객과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관객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기립박수를 치며 그들의 성과에 경의를 보냈다. 이때 객석에 앉아 있던 일곱 명의 심사위원단은 조용히 퇴장했다.

경쟁 부문 도입은 폐막식의 긴장감까지 높였다. 폐막식 마지막 순서로 경쟁 부문 ‘부산 어워드’ 수상자가 호명되며 참석자들이 끝까지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또한 폐막식 게스트에 심사위원단과 시상자들이 포함되면서 레드카펫 게스트들의 면면이 풍성해지는 효과도 낳았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아쉬운 면도 적지 않았다. BIFF는 오랫동안 입길에 올랐던 예매 시스템 문제를 올해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개막 전부터 여러 차례 우려가 전달됐지만,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BIFF가 영화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영화 팬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려면 더 이상 초기 트래픽이 많아서라는 핑계로 얼버무려서는 안 될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폐막식 행사 지연도 많은 이들의 불평을 낳았다. 레드카펫 진행 때 다소 지연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전담 연출자까지 모시고 꼼꼼히 준비했다면서 예년의 문제를 거듭하는 건 생각해 볼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폐막작 상영 시작이 한 시간 이상 지체되면서 영화 관람을 포기한 사례도 확인됐다. 영화의전당 일대 차량 진입을 통제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면, 관람객의 귀가 교통편도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개막작 보여준다고 해서 참석했다”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의 개막식 발언에 대해서도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가벼운 농담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참석자들의 눈과 귀가 쏠린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경솔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BIFF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30회로 끝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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