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조직 합류할 뻔한 20대 인계
현지 조직 탈출 30대 귀국길 동행
보이스피싱 근거지를 확인하러 캄보디아를 오간 부산 경찰 간부가 왕복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청년 피해자 2명에게 도움을 준 사실이 알려졌다. 취업을 미끼로 현지 범죄 조직에 합류할 뻔한 20대 남성을 무사히 인계했고, 현지 범죄 조직에서 탈출해 극도로 불안함을 느낀 30대 남성의 귀국길을 동행했다.
2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 서부경찰서 오영훈 수사과장은 프놈펜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범죄 조직에 합류할 뻔한 20대 남성 A 씨를 구했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한 당시 오 과장은 경찰 영사에게 ‘보이스피싱 조직에 합류하려는 A 씨가 같은 비행기에 있으니 찾아서 인계해 달라’는 내용의 긴급 문자메시지를 받은 상태였다.
오 과장은 A 씨 사진을 확인했고, 바로 옆자리에 앉은 남성이 A 씨란 것을 알아챈 뒤 그를 경찰 영사에게 인계했다.
귀국 비행기에서도 경찰 영사 요청을 받아 범죄 조직에서 탈출한 30대 남성 B 씨를 돕기도 했다. 경찰 영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붙잡혀 일주일 동안 감금돼 폭행을 당한 B 씨와 인천국제공항까지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B 씨는 “자신의 계좌로 들어온 사기 수익금을 인출하지 못하자, 조직원들이 무차별로 구타했다”며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 과장은 B 씨와 동행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다리던 그의 가족에게 인계했다.
오 과장은 지난달 21~24일 사비로 캄보디아 프놈펜을 찾았다. 수사팀이 추적 중인 투자 리딩 사기 조직 근거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오 과장은 “사람이 많이 없을 듯해 비행기 맨 뒤쪽에 앉았는데 A 씨가 옆에 앉았다”며 “그때 낌새가 이상했는데 착륙할 때 경찰 영사에게 받은 사진 속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위협을 느낀 B 씨와는 캄보디아 공항에서부터 동행했다”며 “극도로 불안감을 보여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