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지구촌이 들썩거린다. 각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기 위해 온갖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울산과 경남 거제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도시에 있는 조선업체를 방문해달라는 초청장을 연이어 보냈다. 한미 양국 ‘조선산업협력(MASGA)’ 프로젝트와 관련, 상징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도시를 방문할 것인지를 두고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달 27일 변광용 시장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초청장을 전달했다. 거제시는 물론 지역에 자리한 세계 2위 조선업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것이다. 거제시는 거제와 미국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첫 번째는 흥남철수작전이다. 1950년 12월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피난민 1만 4000여 명을 태우고 도착한 곳이 거제였다. 거제시는 두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1998년 6월 당시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를 방문한 점을 부각했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지난 3월 주부산 미국영사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대한 울산 초청’ 서한을 전달했다. 지난달 세계 1위 조선업체인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울산 조선소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울산시는 APEC 개최 전까지 외교 채널과 산업계, 정치권 등과 광범위하게 접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울산 방문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울산은 APEC 개최 장소인 경주에 인접했다는 지리적 여건과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업계 최고의 기술력 등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과 거제의 트럼프 대통령 초청 경쟁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간접 대결 양상을 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업체를 방문하느냐는 것이 세계 시장에 상징적인 메시지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곳이라도 방문한다면 그 자체가 대한민국 조선업의 위상을 높이는 큰 성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도시 모두에 기분 좋은 답장이 날아들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