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훨씬 높지만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임상시험에서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실시한 위고비 3상 임상시험 1단계 투여군 1306명 중 73.1%가 여성이었다. 평균 연령은 46세, 평균 체중 105.4㎏,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7.8㎏/㎡였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2024년 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같은 해 기준 남성 비만 유병률은 48.8%로 여성(26.2%)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49.1%), 40대(61.7%), 50대(48.1%)에서 절반 이상이 비만으로 분류됐다.
40대 남성의 비만 비율이 가장 높아 가장 관리가 필요한 연령대로 꼽혔다. 여성의 경우 비만율이 26.2%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 함께 만성질환 또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임상시험이 실제 비만 유병 구조와 다른 집단을 중심으로 설계됐다”며 “실제 임상 근거의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고비가 BMI 30㎏/㎡ 미만인 환자에게 처방되거나, 온라인 불법 거래를 통해 오남용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온라인 불법판매·광고 적발 건수는 2023년 103건에서 2024년 522건으로 1년 새 407% 급증했다. 위고비의 이상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식약처 집계에 따르면 위고비 이상사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270건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 등은 비만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사용되어야 한다”며 “병의원 처방 과정에서 제약사가 충분한 사용 설명서를 제공하고, 식약처는 제약업체에 대한 약사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