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180cm는 돼야"…성장보조제 늘고 수면·운동 줄어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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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8% 자녀에 키 성장 보조제 사용…어린 연령으로 확대
중고등학생 80% 이상·초등학생 36% 하루 8시간 미만 수면
여고생 42% '운동 전혀 안해' 이유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
2025년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제공

부모들이 자녀의 '큰 키'를 위해 성장보조제 사용에는 적극적이지만, 정작 수면과 운동 등 기본 생활습관 관리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23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과 함께 진행한 '2025년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학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2016년 같은 조사와 비교해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분석했다.

자녀 성인됐을 때 남성 180cm·여성 166cm 기대

조사 결과, 학부모 10명 중 3명(28%)은 자녀에게 키 성장 보조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칼슘(33.9%), 비타민D(32.4%) 섭취 비율도 높았다.

특히 만 5~6세 미취학 아동의 영양제 복용 비율이 40%에 달해, 어린 연령부터 보조제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동의 경우 보조제 사용률이 39.6%로 평균보다 훨씬 높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75.7%가 '보통이거나 없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남성 평균 키 180.4cm, 여성 166.7cm를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 성인 평균보다 각각 약 5cm 이상 큰 수치로, 사회 전반의 '큰 키 선호'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황일태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은 "성장은 단기간의 주사나 보조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며 "성장호르몬이나 성장 보조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답자 55% "자녀가 잠자기 직전까지 전자기기 사용"

전자기기 사용 증가도 두드러졌다. 초등학생의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주중 45.1%, 주말 66.5%로, 2016년(20.4%)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미취학 아동의 31.6%도 주중 1~2시간가량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디지털 기기 노출이 점점 더 어린 시기로 확산되고 있었다.

응답자의 55.7%는 자녀가 잠자기 직전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중고등학생은 70~80% 수준으로 더 높았다. 학부모의 77.3%는 전자기기 사용이 자녀의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했다.

2025년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제공

중고등학생의 80% 이상, 초등학생의 36.3%가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해, 10년 전보다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 아동의 26.3%도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운동 부족도 심각했다. 절반 이상(55.3%)이 주 3회 미만 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여고생의 42.4%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가 63.5%로 가장 많았다.

식습관 문제도 여전했다. 전체의 19.6%가 하루 세 끼를 지키지 않았고, 여고생의 40%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한다고 응답했다. 미취학 아동의 7.3%도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나, 불규칙한 식습관이 학령기 이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이해상 홍보이사(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폰 사용 증가,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며 "이제는 미취학 시기부터 문제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조기 개입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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