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불 확산 예측 실패" 시인하기도
10분에 한 번 산불 확산 상황 갱신되는 천리안 2A 위성 있는데도 사용 안 해
지난 3월 영남 산불 확산 당시, 산림청이 기상청의 '천리안 2A' 위성을 산불 예보·진화에 활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상청이 쏘아 올린 '천리안 2A' 위성은 산불 탐지와 위험도, 컬러 지도 등 9가지 정보를 2분에 한 번 촬영하는데, 이 정보는 10분마다 기상청 예보 시스템에 업데이트됩니다.
지난 3월 25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하룻밤 만에 90km 떨어진 영덕까지 확산하는 모습도 천리안 위성을 통해 실시간 포착됐습니다.
5년 전 호주 정부가 현지 산불 대응에 천리안 위성의 촬영 정보를 유용하게 활용하면서, 국산 위성 정보의 우수성도 증명됐습니다.
MBN 취재 결과 정작 지난 3월 영남을 휩쓴 대형 산불 관측에는 천리안 위성의 실시간 관측 정보가 거의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림청이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에 기상청 정보를 받아 연동하는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산림청은 천리안 위성 대신 미국의 'NASA Suomi NPP' 위성을 활용해 산불 확산을 예측하고 대응하려 했습니다.
NASA 위성은 천리안 위성보다 화질은 28배 좋지만, 12시간에 한 번씩만 위성 정보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실시간 관측엔 크게 불리합니다.
기상청의 위성정보를 볼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받은 인원도 산림청에 최소 7명이 있었는데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예측과 경보 모두 늦어지면서 대피 골든타임까지 놓치게 된 경북 영덕에서는 산불로 10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습니다.
두 위성의 정보가 동시에 활용됐다면 산불 진화와 대피에 도움이 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호주 정부도 활용한 천리안 위성 데이터를 정작 우리 산림청이 활용 못 한 것은 아이러니”라며 “우리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