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상한 기부금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CJ프레시웨이는 기부에 쓴 돈을 회수하기 위한 비밀 계산법을 활용했습니다.
식자재 단가를 부풀려 이익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이어서 송수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CJ프레시웨이로부터 식자재를 납품받고 있는 요양원입니다.
구입 단가푭니다.
올 1월에서 2월사이 납품된 돼지 뒷다리 1kg이 4천원 대에서 만 오천 원대로, 순대는 2천원 대에서 7천원 대로 세 배 가까이 뜁니다.
재계약 직후,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 요양원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그냥 문외한이라면 문외한이니까. 벌크(대용량)로 많이 사서 납품을 하니까 아무래도 이제 이 구입 원가가 좀 싸지 않나."]
비밀은 일명, '프로핏 부스트'.
이익 늘리기 프로그램.
특정 납품 시설에 준 기부금 등을 회수하고, 이익까지 남기려면, 어떤 식자재를 얼마로 올려야 하는지 산출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각 납품처에도 자동 적용됩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대독 : "'프로핏 부스트'에서 단가가 자동 인상이 되면 내부 전산에 업로드해서 적용돼요. 결국 단가 인상하기 위해서 만든 거예요."]
프레시웨이에는 급식사업을 하는 다섯 개 사업부가 있는데, 기부금 영업 방식을 쓴 사업부의 7월 영업이익률은 7.8%, 다른 곳은 2~3%대에 그칩니다.
기부를 많이 해도 이익이 줄지 않는 이상한 기부금의 역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대독 : "가격 오르는 거 공급받는 기관들도 다 알아요. 근데 애초에 기부금을 안 줬으면, 단가가 오를 일이 없잖아요. 왜 부모님들 입으로 들어갈 걸 뺏어서 CJ 주머니를 채우냐고요."]
기부금이 문제란 점은 CJ도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회계팀이 영업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이런 영업 방식이 외부 회계감사에서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시인합니다.
국세청도 지난해 지적했지만, 이 같은 기부금 관행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CJ프레시웨이 측은 "기부금 영업을 전면 중단해서 업계의 관행을 근절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김태현/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경진 김성일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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