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청주] [앵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실무사가 폐암으로 잇따라 숨졌습니다.
음성의 노동자가 처음 '순직'으로 인정된 지 3주 만에 충주의 또 다른 조리실무사가 세상을 떠났는데요.
급식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자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교 급식실에서 10여 년 동안 일하다 지난해 9월 폐암으로 사망한 50대 조리실무사 이영미 씨.
급식 노동자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순직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3주 뒤, 충주의 또 다른 급식 노동자가 폐암 진단 한 달여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23년 동안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던 50대 민 모 씨로 퇴직을 불과 1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정승희/급식 노동자 : "단시간 고압축 노동이기에 질병과 산재 위험에 그 어떤 누구보다 심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근무 환경에서 일하다가 다쳐도 참고, 또 참고 근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2021년부터 지난 6월까지 폐암으로 산재 인정을 받은 학교 급식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178명.
고온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발암 물질인 '조리 흄'을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서 장기간 흡입한 여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단체 급식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당장 환기 시설부터 개선해야 하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만 8백여 곳에 달하지만, 지금까지 개선된 곳은 4천여 곳에 불과합니다.
[박명숙/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부지부장 : "(고인이 근무했던 학교도) 고인이 돌아가신 뒤에야 올 겨울방학 때 후드 시설 공사를 한다고 합니다. (시설 개선을) 가이드라인으로 가볍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지침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보는 겁니다."]
급식 노동자들은 열악한 급식실에 대한 시설 개선과 함께 인력 배치 기준 완화, 위험수당 인상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