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형 괜찮으니까 하지 마"…송환된 가족, 인천공항서 잠깐의 재회

김효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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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범죄혐의자 64명이 인천공항 2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photo 뉴스1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를 거점으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한국인 대상 '온라인 사기'를 친 한국인 범죄혐의자 64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가 18일 오전 8시 37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입국장 앞에는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이나 지인을 찾기는 어려웠다. 대신 취재진과 경찰 인력이 가득했고, 구경 나온 일반 여행객들도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현장 분위기를 생중계하는 유튜버들도 곳곳에서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기자를 향해 "여기 뭔 일 났어요?"라고 물으며 "카메라랑 경찰들이 너무 많아서 뭔 일 난 줄 알았다"고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18일,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범죄혐의자 64명이 인천공항 2터미널 입국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photo 뉴스1


송환자들은 입국 절차를 마치고, 9시 54분경 경찰 인도를 받으며 한꺼번에 입국장을 통과했다. 그 사이 검은 점퍼 차림의 A(20대)씨가 주변을 서성이며 입국장 문 쪽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A씨는 "캄보디아로 간 형이 몇 달째 연락이 끊겼다"며 "뉴스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공항에 왔다"고 말했다.

손에 수갑을 찬 채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인 이들 사이에서 A씨의 눈이 멈췄다. A씨가 "형"이라고 외치자마자, 형도 고개를 들어 동생을 발견했다. 형은 "엄마한테 소식 전해줘"라고 말했다. A씨가 호송차로 이동하는 형을 쫒아가려고 하자, "형 괜찮으니까 하지마"라는 말도 남겼다. 결국 A씨는 공항에 배치된 경찰 인력에 의해 저지당했다.

한편 이번에 송환된 64명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사기를 친 범죄혐의를 받는다. 다만 이들 중에는 범죄단지 내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 피해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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