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0년 전에 식립한 임플란트가 움직인다며 병원을 찾은 환자가 있었다. 원인은 임플란트 연결 나사가 풀린 것이었다. 그분은 시술 이후 불편함이 없었다며 10년 동안 한 번도 치과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임플란트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치아와 잇몸은 통증이 없을 뿐 언제든 염증이 생길 수 있는 상태였다. 환자분은 “10년 잘 썼다”고 자랑처럼 말했지만 자동차도 10년간 점검 없이 운전만 하면 결국 폐차하게 되듯 임플란트도 정기검진이 필수임을 강조드렸다.
그렇다면 임플란트를 어떻게 관리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
첫째, 1년에 한 번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스케일링’을 꼭 받자. 스케일링을 위해 내원하면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을 통해 임플란트의 전반적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문제가 보이면 초기에 대처할 수 있다. 가장 흔히 보이는 것은 임플란트 주위의 치태·치석으로 자연치아와 마찬가지로 스케일링으로 깨끗이 제거하면 된다. 다음으로 흔한 것이 임플란트 치은염·주위염이다. 이는 잇몸치료처럼 1~2회 주위염 치료를 받으면 불편감이 줄고 이후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임플란트가 흔들릴 때다. 앞서 사례처럼 연결 나사가 풀려 보철(크라운)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임플란트 본체(뿌리)까지 문제가 생겨 통째로 빠지는 일은 드물다. 만약 본체 이상이라면 치조골 문제가 동반되어 통증, 반복적 부기, 출혈이 나타났을 것이다. 그런 소견이 없다면 대개는 임플란트의 본체와 상부 보철을 잇는 나사가 풀린 것으로 보철 나사를 적정 토크로 다시 조여주면 해결된다. 자동차 타이어를 규정 토크로 조이듯 치과에서도 토크 게이지로 표준에 맞춰 조인다. 다만 반복적으로 풀리면 원인을 찾아야 하며 필요시 새 나사로 교체해야 한다.
최근 길병원 치과팀 연구에 따르면 391개의 임플란트 중 7.4%(29개)에서 나사 풀림이 발생했고 작은 어금니보다는 큰 어금니에서 약 3.6배 더 많이 풀렸다. 나사 풀림이 있었던 임플란트 중 약 27%는 재발했으며 이 중 3개는 결국 임플란트 파절이 보고되었다. 이런 경우 미루지 말고 치과에서 즉시 조임·점검을 받아야 한다. 시간을 끌면 잇몸 주위 염증이 생기고 과도한 하중으로 임플란트가 파절될 수 있다.
셋째, 과도하게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은 피하자. 일반적인 식사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질긴 나물을 즐겨 씹거나 누룽지, 매우 단단한 검은콩 등을 습관적으로 먹으면 저작근이 과도하게 발달해 씹는 힘이 커지고 그 하중이 임플란트에 집중되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야간 이악물기나 이갈이 습관이 있다면 임플란트 나사 풀림과 보철 파절의 위험이 커진다. 이런 경우 ‘나이트 가드(보호장치)’를 장착하고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악물기·이갈이는 임플란트뿐 아니라 자연치아와 턱관절에도 악영향을 주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치아 상실 시 매우 유용한 치료법이지만 소홀히 관리하면 한 번 잃었던 자연치아처럼 다시 문제를 일으켜 상실될 수 있다. 정리하면 연 1회 스케일링과 방사선 검진으로 초기 문제를 점검하고, 흔들림이나 불편감이 있으면 즉시 내원해 나사 조임, 원인 진단을 받으며, 질기고 단단한 음식, 야간 이갈이를 관리해 과도한 하중을 줄여야 한다. 문제가 생겼다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자. 꾸준한 관리만이 임플란트를 오래, 안전하게 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