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원 콜마BNH 대표, 주총 앞두고 소액주주에 선물 논란

최수진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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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주 이상 보유 주주 대상으로
화장품 선물 세트 제공하며 주식 위임 호소
그래픽=송영 디자이너
"윤여원 대표는 화장품으로 퉁칠 생각 말고 주총 다가오는데 주가를 조금이라도 올리는 데 신경 쓰세요."

콜마비앤에이치(BNH) 네이버 종목토론방에 게재된 글이다. 윤여원 대표가 9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화장품 선물 세트 등의 선물을 돌리고 다닌다는 것. 목적은 '주식 위임'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표 측은 임시주총을 앞두고 콜마BNH 주식을 1000주 이상 보유한 주주들에게 주총 위임장과 함께 화장품 선물 세트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독자 제공
사진=온라인 갈무리


윤 대표 명의의 안내장에는 "회사와 관련해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주주님들의 염려와 안타까운 마음에 공감하고 있다. 저희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준비한 작은 선물을 준비했사오니, 기쁘게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적혀있다.

또 다른 안내장에는 "콜마비앤에이치에서 전해 드릴 안내 사항이 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연락주시면 다음 방문 시, 내용을 설명드리고 직접 전달드리겠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 주주는 관련 안내장을 올리며 "콜마비앤에이치에서 위임장 받으러 다닌다"라며 "선물 준다고 꼬시는 안내장을 붙여놨다"라고 전했다.

주총 전 주주 미팅은 윤 대표가 반대해온 사내이사 선임 건(윤상현 부회장,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부결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첨예한 갈등 상황에서 윤 대표의 선물 공세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온라인 갈무리
사진=온라인 갈무리
사진=온라인 갈무리


특히, 윤 대표의 행위는 상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제368조의4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금품 제공은 이를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의결권 매수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주총에서 선물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롯데제과는 주총에서 과자 선물 세트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리온 역시 자사의 대표적인 과자들을 선물로 준다. 농심은 자사의 라면 제품과 스낵을 제공하며,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등을 선물한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세트를, CJ제일제당은 식음료 선물 세트를 증정하는 등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이 기업들은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고, 콜마비앤에이치는 주총 전에 선물을 빌미로 표심을 얻으려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응은 부정적이다. 주주들은 종목토론방에 "주주 전화는 일절 받지도 않다가 똥줄이 타니 신상 정보 캐묻고 있다", "주권 위임 대행 직원 보내기 전에 자사주 소각 공시라도 해서 진정성을 보여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주주는 "콜마비앤에이치에서 주주 대상으로 뭔 선물을 준다고 하는데, 종토방에 받은 사람 있냐"라며 "뭐 좋은 거 주는 거면 받아놔야지. 주가도 박살 났는데 이런 거라도 챙겨야 하지 않겠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윤여원 대표의 금품 제공은 주주 평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일부 주주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이는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주주 대상 선물 세트와 관련해 밝힐 입장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콜마비앤에이치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군청로95 세종테크노파크 6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사내이사로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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