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한미 관세 협상 추가 논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2025.10.22 |
ⓒ 연합뉴스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오전 한미 관세협상 후속논의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김 실장 등이 지난 16일 미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을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귀국한 지 2~3일 만의 출국이다.
이들의 방미는 지난 21일 밤 언론 공지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미협상단의 대면보고를 받고 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달 말 예정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관세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게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출국 전 기자들을 만나 "우리나라 국익에 최선이 되는 협상안을 만들기 위해서 (미국에) 간다"라며 "많은 쟁점에 대해 양국 간 의견이 좁혀져 있는데 추가로 한두 가지 더 양국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 그에 대해 우리 국익에 맞는 (관세협상) 타결안을 만들기 위해 이틀 만에 다시 나간다"라고 했다.
참고로 그는 지난 19일 귀국 당시에도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쟁점들이 한두 가지 있다"라며 "(이에 대해) 우리 부처와 심도 있게 검토해서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하고 더 협상해야 한다"라고 한 바 있다.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APEC 정상회의 계기 관세협상 타결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김정관 장관은 관련 질문에 "(협상) 마무리라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하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 1분 1초까지 국익이 관철되는 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쟁점 남은 상황에서 부분적 합의만으로 MOU 체결? 고려하지 않아"
김용범 실장은 모든 쟁점을 해소하지 못하더라도 양국이 앞서 합의된 내용만 담아서 오는 2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때 문서화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는 "쟁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어떤 특정 시점까지의 합의된 내용만 가지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건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특히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조성하고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는) 7월 31일 양국 간 타결된 안을 시행할 수 있는 MOU 전체에 대한 합의가 돼야 성과물로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APEC이란 특정한 시점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합의되지 않은 채) 남기고 부분적 합의만 가지고 MOU에 사인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다만 ▲ 국방비 증액 ▲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대를 골자로 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 한미 양국 간 안보 분야 합의 내용이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협상 때문에 발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는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지난번 워싱턴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큰 성과가 있었는데 통상 이슈 이행에 관한 사안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른 분야의 발표까지 보류돼 있는 상태"라며 "이번에 만약 통상에 대한 MOU가 완료되면 통상 분야도 발표될 것이고 앞서 양국 간 합의된 성과들 역시 한꺼번에 대외적으로 발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은 상대방이 있고 시시때때로 바뀌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 대미투자펀드 직접투자 비중 조정 ▲ 외환시장 충격 방지 방안 ▲ 투자처 결정 관여 여부 등 운용 방식에 대한 양국 간 협의 및 진전 여부에 대해 "협상 중이라 세부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