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구속적부심 기각' 판사 공격한 국힘 조배숙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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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부산지법원장 불러 공세... 교회개혁단체 "부적절"
 국민의힘 '사법정의수호 및 독재저지' 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조배숙 국회의원(비례대표)
ⓒ 공동취재사진

"손현보 목사님 구속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의힘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구속과 구속적부심 기각을 문제 삼으며 사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하지만 연일 사법 독립을 강조하는 국민의힘이 정작 손 목사 사건에서만 법원 판단에 딴지를 거는 건 이율배반적 태도란 지적이 나온다.

조배숙 국민의힘 국회의원(비례대표)은 21일 지난달 손 목사 구속 사유 가운데 하나가 도주 우려였단 점을 거론하며 "목사님은 부산에서 계속 오랫동안 활동을 해오셨고 또 대형교회 소속인데 어떻게 도주를 할 수 있고, 증거가 유튜브에 다 남아 있는데 어떻게 인멸을 할 수 있는지 (구속 배경이)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김문관 부산지법원장을 불러 이 부분을 질타한 조 의원은 구속적부심을 기각한 판사의 실명까지 공개해 법원의 결정을 비난했다. 그는 "심사하면서 법리 얘기가 아닌 무슨 서부지법 사태와 이완용을 말했다. 그럼 목사님이 매국노라는 얘기냐"라며 "(손 목사의 교회는) 고신 계열로 일제시대 때 신사 참배 거부 운동을 했고 6·25 때 순교자가 많았던 교단"이라고 법원장을 몰아붙였다.

자연스럽게 조 의원의 주장은 사법부 불신 우려로 이어졌다. 그는 "이 개인 판사의 어떤 그런 편향된 인식이냐 아니면 부산지법 판사님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냐"라고 따져 물은 뒤 "이렇게 되면 판사가 무슨 결론을 내려도 승복을 안 한다"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주어진 시간이 다해 마이크가 꺼지자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감사 진행 협조를 요청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고 끝까지 남은 발언을 쏟아냈다.

김문관 부산지법원장 "원칙 있는 구속 관련 재판 해달라는 당부로 듣겠다"

 조배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관 부산지방법원장에게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구속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 국회방송 유튜브

질의를 다 들은 김문관 부산지법원장은 "원칙 있는 구속 관련 재판을 해달라는 당부로 듣고 유의하겠다"라면서도 개별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김 법원장은 "다음 주에 공판기일이 지정되고 해서 구체적인 걸 말씀드리기는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다른 의견을 표시했다.

부산지법과 부산 세계로교회에 따르면, 형사 6부가 맡은 손 목사의 첫 공판기일은 28일 오후 2시 40분으로 정해졌다. 손 목사 측이 보석을 신청하면서 이날 관련 심문도 같은 날 이뤄질 예정이다. 법원이 '청구에 이유가 없다'라는 이유로 구속적부심을 기각하자 세계로교회는 지난달 말 보석 신청서를 접수했다.

손 목사는 지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잇달아 선거법을 어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3월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한 교육감 후보와 대담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고, 5월 대선 시기엔 주일 예배에서 특정후보 지지·낙선 유도 발언을 해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다.

손 목사 구속이 당연하다고 보는 쪽은 이날 국감에서 조 의원이 세계로교회 쪽 주장에 편승해 부적절한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교회가 손 목사를 가둔 판사를 겨냥하거나 '종교탄압'으로 맞대응하며 쟁점화를 시도 중이기 때문이다.

평화나무 기독교회복센터 소장인 김디모데 목사는 "국민의힘이 상대 정당을 향해 사법부 독립 훼손을 말하면서도 손 목사 사건에선 모순된 행등을 하고 있다"라며 "그는 과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고, 선관위의 경고에도 이번에 또 재범한 경우다. 그런데 법원을 공격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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